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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박지현 류호정, 그리고 청년정치인의 책임

2022-07-08 10:57:36 게재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7월 7일 밤부터 8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 끝에 이준석 당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공표했으나, 7월 4일 현 비대위 결정으로 전당대회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7월 5일 정의당에서는 비례대표 의원 5명에 대한 사퇴권고 당원 총투표가 발의되었지만, 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를 거부했다. 집권당 청년 당대표, 전 비상대책위원장,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다양한 이유로 정치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정치인은 나이와 무관하게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무마 교사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윤리위가 어떤 판단을 하든 그건 그 당 윤리위 재량의 문제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현 비대위의 판단은 절차적으로 타당하다. 정의당은 당헌에 따라 당권자 5% 이상의 연서명이 있으면 당원 총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원 총투표 발의는 문제가 없다.

이렇게 보면 현재의 상황은 이유가 무엇이든 원내 3개 정당의 리더십 수준에 이른 청년정치인들의 실패로 진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진전이라는 관점에서 이런 상황에 이른 원인 진단은 중요하다.

원내 1,2,3당 청년정치 실험은 실패했나

류호정 의원과 장혜영 의원은 2020년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1, 2번으로 당선되었다. 당원총투표를 발의한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은 발의의 변에서 이렇게 밝혔다. '정의당의 위기가 곧 비례대표의원들의 책임만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2년, 국민들에게 비례대표는 곧 정의당의 정체성이자 당론이자 이미지였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 비호감 정당 1위라는 결과를 받아든 지금, 비례대표들은 현 사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당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정 전 대변인의 판단을 존중한다. 그러나 '누가 왜 류호정 의원과 장혜영 의원을 비례대표 1번과 2번으로 만들었는가'는 물어야 한다. 지난 2년 비례대표 의원들은 '정의당의 정체성이자 당론이자 이미지'였던 것이 맞다. 그런데 그런 중차대한 자리에 정의당의 역사를 전혀 공유하지 않았던 두 의원을 앉힌 건 누구였는가? 그 자리에 당의 정체성을 공유한 경험이 없는 정치인을 앉힌 건 정의당의 시스템이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문제도 유사하다. 최근 박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많은 부분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 당대표 피선거권을 주장하는 부분은 그렇다. 민주당은 현재 대한민국 국회 제1당이며 집권당과 국정을 운영해나가야 할 책임이 있는 제1야당이고 120만 권리당원을 가진 거대한 조직이다. 당헌·당규는 중요하다. 그런데 그 자리에 그를 앉힌 건 누구였는가? 그 자리가 정당 경력이 전혀 없는 이가 갑자기 앉아 감당할 수 있는 자리던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당, 저 당 가리지 않고 직업이 '비대위장'인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당 외부자에게 정당의 위기 수습을 맡기는 행태는 그만해야 한다. 선거에 지더라도 책임은 내부자들이 져야 한다. 민주당 논리라면 독일의 슐츠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겠는가.

이준석 당대표의 문제는 결이 좀 다르다. 성상납 무마 교사 의혹이라는 심각한 범죄행위 여부가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성상납 사건은 2013년 발생했다고 주장되고 무마 사건은 작년 12월이라고 주장된다. 당과 윤리위가 이 사건을 중대하게 인식했다면 여태 무엇을 하고 있었나? 적어도 이 대표를 대선과 지방선거 전면에 내세우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선거의 필요 때문에 이 사건을 덮었다가 나중에 공론화했다면, 적어도 그 당이 선출한 당대표에 걸맞게 시간 끌지 말고 해결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청년정치 긴 안목의 투자 필요

우리가 대의제 민주정을 지속해야 한다면, 청년, 청소년 정치인을 키우는 건 당연하고 절실한 미래투자다. 능력 있고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정치인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공동체가, 정당들이 투자하지 않으면 5년, 10년 후 우리 민주정치를 이끌어갈 정치인은 고갈된다. 시스템을 만들고 긴 안목으로 투자하지 않는다면 수원이 고갈되는 건 금방이다.

기존 정당들은 청년정치인들을 당장의 위기극복, 일시적 지지율 상승의 단기 자원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청년정치인들은 5000만의 생명 생계 생활을 책임지는 이 중차대한 직업의 무게를 인지하고, 사회와 정당의 투자를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