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찾은 윤 “R&D 혁신 핵심은 연구행정”
대덕연구단지 민생토론회서 강조
과학도들 만난 후 KAIST 졸업식에
정의당 졸업생 ‘장내 시위’ 논란도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시스템을 혁신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바로 연구행정, 매니지먼트에 담겨 있다고 본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매니저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는 데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열두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각 연구소나 대학에서도 좀 경력 있는 분들이 매니저 역할을 해서 신진 연구자들이 제대로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만 과학기술의 융합이 이뤄질 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 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연구자들의 파트너로서 연구 행정의 전문성과 중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자 “좋은 지적 감사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또 “R&D 분야에서도 거대한 마켓(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며 “연구 과제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해서 과제를 배분하고 지원하는, 이것 자체가 시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 후 유성구 ICC호텔에서 열린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지난해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된 대학생 110여 명과 국제올림피아드 수상자인 중·고교생 50여 명을 만나 축하와 격려를 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방문했던 일을 언급하고 “우리나라도 이런 과학기술을 갖고 있어야 ‘퍼스트 무버’가 된다”며 “여러분 미래 과학자들이 쑥쑥 성장해 ASML을 능가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과학기술을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 축사로 이날 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카이스트 방문은 당선 이후 세 번째다.
그는 “혁신적인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고, 기술 창업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선순환의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저와 정부는 여러분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후원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이 그 나라의 미래이자 성장의 핵심이며, 첨단 과학기술 인재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졸업생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장내시위를 벌인 한 졸업생이 대통령 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강제 퇴장당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녹색정의당 소속의 한 석사졸업생은 이날 윤 대통령 축사 중에 ‘부자감세 중단하고 R&D예산 복원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든 채 소리를 질렀다. 이후 경호원들이 그의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졸업식장 밖으로 끌어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로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며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현장에 있던 사복 경호원들은 어떠한 물리적 행동도 취하지 않은 신민기 대변인을 지하에 무단 감금하고 경찰에 신원을 넘겼다”며 “진보당 강성희 의원 이후 두 번째 있는 대통령 경호실의 과잉 공권력 행사”라고 비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