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성임원 비중 7% 넘었다

2024-09-10 13:00:02 게재

리더스인덱스 다양성지수 발표 … “자본시장법 개정이 긍정적 영향”

국내 대기업 여성임원 비중이 7%를 넘어섰다. 하지만 여성고용 비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위민인이노베이션과 함께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내 주요 기업 다양성지수 평가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다양성 지수는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53개사를 대상으로 △남녀고용 비율 △근속연수 차이 △연봉 차이 △남녀임원 비중 △등기임원 내 남녀비중 △고위임원 남녀비중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매긴다. 올해 이들 기업의 양성평등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54.7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51.7점)에 비해 3.0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스인덱스는 업종 고려없이 최종점수 기준으로 우수기업을 평가하던 종전 방식에서 올해부터는 업종 특성을 고려해 업종 내 우수기업, 전년 대비 개선 우수기업을 각각 선정했다. 산업분류표의 22개 업종을 △생활용품 △금융 △소재 △기계 △ICT서비스 △건설 △공기업 △제약 등의 8개로 구분해 분류했다.

평가 결과 다양성지수 업종별 우수기업으로 신세계인터내셔널 신한지주 영원무역 유진기업 크래프톤 풍산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미약품 한세실업 현대케피코 등 10개사가 선정됐다.

업종별로 보면 제약 금융 생활 ICT서비스 순으로 다양성 점수가 높았고 건설 공기업 기계 등은 점수가 낮았다.

항목 중에서 가장 향상된 부분은 여성임원 비중이다. 5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중은 2019년 3.9%에 불과했으나 2024년 7.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등기임원 중 여성 증가율은 더욱 높았다. 2019년 2.9%였던 여성 등기임원이 올해는 11.3%를 기록하며 3배 가까이 늘었다. 증가한 등기임원 대부분은 사외이사들이었다. 2020년 5.5%였던 여성사외이사 비중이 올해 16.4%로 10.9%포인트 커졌다. 이에 비해 여성 사내이사 비중은 2020년 2.0%에서 올해 3.8%로 1.8%p 증가하는 데 그쳤다.

리더스인덱스는 “여성 사내이사 비중이 낮은 것은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대기업들의 생색내기식 이사회를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 내 여성직원 비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이었다. 조사대상 대기업들의 여성직원 수는 2019년 34만651명으로 전체 직원(130만571명)의 26.2%였으나, 팬데믹을 지나며 2020년 26.4%, 2021년 25.1%, 2022년 25.5%로 축소됐다. 이 기간 여성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통, 생활용품 업종에서 인력을 줄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는 여성직원 비중이 26.2%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여성직원 고용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리더스인덱스는 “2020년 개정된 자본시장법 영향으로 주요 기업의 여성 임원이 꾸준히 늘면서 대기업 양성평등 지수는 개선됐지만 여성고용 비중이나 연봉격차, 근속연수 변화는 크지 않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이 상층부 변화에 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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