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용 고성능 낸드플래시 이끈다

2024-09-12 13:00:02 게재

‘QLC 9세대 V낸드’ 양산 … 입출력 속도 60% 빨라지고 소비전력 50% 절감효과

삼성전자가 고용량 낸드플래시메모리 기술 한계를 또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AI시대 초고용량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위한 1테라비트(Tb) QLC(Quad Level Cell) 9세대 V낸드를 업계 최초로 양산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 양산한 QLC 9세대 V낸드. 사진 삼성전자 제공

V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메모리 한 종류다. 데이터 저장용량 한계 극복을 위해 기존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3차원 수직으로(Vertical) 쌓은 구조이기 때문에 낸드 앞에 V를 붙여 V낸드라 부른다. 세대 구분은 셀을 얼마나 쌓았는지에 따라 구분하는 데 9세대는 280~300단 사이를 말한다. 현재 9세대가 최첨단 V낸드다.

낸드는 또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에 몇 개 정보(비트)를 담을 수 있는지에 따라 구분한다. 1개 셀에 1비트를 담으면 SLC(Single Level Cell), 2비트는 MLC(Multiple Level Cell), 3비트 TLC(Triple Level Cell), 4비트를 담으면 QLC(Quadruple Level Cell)로 분류한다. 셀에 비트를 많이 담을수록 고용량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지만 제품 수명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QLC 9세대 V낸드는 4개의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셀을 300단 정도 수직으로 쌓은 낸드플래시메모리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TLC 9세대 V낸드’를 최초 양산한데 이어 QLC 제품까지 선보이며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했다.

삼성전자는 9세대 V낸드에 독보적인 ‘채널 홀 에칭’ 기술을 적용해 더블 스택(Double Stack) 구조로 업계 최고 단수를 구현해냈다.

SK하이닉스도 9세대 V낸드 기술이 있지만 트리플 스택(Triple Stack) 구조로 알려져 있다. 더블 스택과 트리플 스택은 300층을 만들기 위해 150층 건물 두개를 이어 붙인 것과 100층 건물 3개를 이어 붙이는 정도의 차이다. 성능차이는 별개로 하더라도 더블스택이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

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는 이전 세대 QLC V낸드 대비 약 86% 증가한 업계 최고 수준의 비트 밀도를 자랑한다. 비트 밀도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Bit)의 수를 말한다.

삼성전자는‘디자인드 몰드’ 기술을 이 제품에 적용해 데이터 보존 성능을 이전 제품보다 약 20% 높였다. 디자인드 몰드란 셀 특성 균일화 최적화를 위해 셀을 동작시키는 WL(Word Line)의 간격을 조절해 적층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셀의 상태 변화를 예측해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는 ‘예측 프로그램 기술’ 혁신을 통해 이전 세대 QLC 제품 대비 쓰기 성능은 100%,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60% 개선했다. 또한 낸드 셀을 구동하는 전압을 낮추고 전력 소모를 최소화한 ‘저전력 설계 기술’을 통해 데이터 읽기, 쓰기 소비 전력도 각각 약 30%, 50% 줄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AI 시대 도래와 함께 기업용 SSD 가운데 고용량을 지원하는 QLC 낸드 기반의 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67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5년에는 고용량 QLC eSSD 확대, 서버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2024년 대비 29% 증가한 8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 가운데 2024년에는 QLC가 낸드플래시 출하량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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