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하루전…남북 강경대치 영향주나
대북전단·쓰레기풍선 대결서 무력 시위로 확대
야권 “지지층결집·국면전환용, 위기관리 필요”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남북간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윤석열정부 초반부터 내세운 대북 강경노선이 북한의 강경대응과 맞부딪히면서 극단적인 국면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대북전단과 쓰레기풍선에서 시작한 대결구도가 무력시위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지전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김건희 여사 의혹, 명태균 폭로 등으로 수세에 몰린 정부와 여당이 국면전환용으로 ‘북풍’을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15일 민주당 지도부에 있는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언제든 국지전이 나올 수도 있고 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며 “군에서 무인기를 보낸 것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실제로 무인기를 보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으로 외통수에 몰려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게 아니냐”고 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 모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부에서 북한을 자극하거나 북한과의 내밀한 소통으로 ‘계획된 안보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장 눈앞의 재보궐선거뿐만 아니라 현재 불거져 위기에 놓인 김건희 여사 의혹들과 명태균 폭로 등 논란을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점점 확대되는 남북간 긴장이 대북전단 살포에서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이재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22년~2024년 대북전단 발견횟수 및 신고건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북민 단체가 살포한 대북 전단이 바람 등의 영향으로 남측에 떨어져 발견된 게 2022년 17개소, 2023년 19개소인데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73개소에 달했다. 북한이 날려 보낸 쓰레기풍선은 올해 들어 지난달 23일까지 22차례에 걸쳐 이뤄졌고 5168개소에서 발견됐다. 이는 남과 북의 확성기 재개로 이어졌고 북한은 ‘남한의 무인기 북한 침투 의혹’을 제기했다. 북한은 남한과 연결된 도로와 철도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요새화공사를 하겠다는 북한군 총참모부발 보도문을 내놓은 후 전날엔 동해선과 경의선 남부 연결도로를 폭파하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전방 포병여단에 공격준비를 명령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군은 강력 응징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무인기 침투와 관련한 ‘국방 안전 협의회’를 소집했다.
정부는 현재의 남북 대치상황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으로 보는 것을 강하게 부인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거듭되는 실정을 만회하기 위해 오물 풍선을 살포하면서 이를 민간단체의 대북 풍선 부양에 원인이 있는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남북간 긴장 국면은 정국 안정을 고려해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을 여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부산 금정구에서는 지지층 결집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지난 총선에서 완승한 부산 지역에서 금정구청장 자리를 내놓게 되면 야당의 선거구호와 같이 ‘제2의 심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이 부산 금정구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다.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전날인 상임위 9곳 국정감사에서 ‘김건희-명태균 논란’을 적극적으로 도마 위에 올려 지지층과 중도층에게 적극 호소할 예정이다.
한편 남북 대결구도가 재보궐선거 이후에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어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성 장군 출신의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실제 무력 충돌이나 국지전으로까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사소한 우발적인 충돌이 국지전으로 가고 확전될 개연성이 많기 때문에 지금은 아주 신중히 위기관리를 해야 될 때”라고 했다. 홍 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군이 가져야 할 자세나 태도는 강한 억지력이나 준비태세를 강조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전략적으로 오해를 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신중하게 관리해서 최대한 사태가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박준규·정재철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