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원 규모 밸류업 펀드·ETF 출시

2024-11-01 13:00:06 게재

밸류업 공시 후 지수 미편입 종목에도 투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 수급 효과 기대

7000억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이 출시된다.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 5곳이 2000억원 이상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하고, 12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1곳이 5110억원 규모의 밸류업 ETF와 ETN을 상장한다.

기업 밸류업 펀드는 밸류업 지수 ETF 및 구성 종목뿐 아니라 밸류업 공시를 했지만 지수에 미편입된 종목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존 예상보다 대규모 자금이 유치되는 금융상품 출시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한국 자본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거래소,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및 코스콤 등 증권유관기관은 3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영익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윤창현 코스콤 대표이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전무 사진 한국거래소 제공

◆추후 500억원 증액 가능 = 한국거래소는 10월 31일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코스콤과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 밸류업 펀드는 이들 증권 유관기관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과 매칭,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추후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에 따라 500억원 내외 증액 가능성도 있다.

기업 밸류업 펀드는 민간연기금 투자풀을 활용할 예정으로, 오는 4일 밸류업 ETF·ETN 상장 시기에 맞춰 펀드를 설정한 후 본격적인 민간자금 유치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요 투자대상은 밸류업 지수 ETF 및 구성 종목이며, 밸류업 공시를 하였으나 지수에 미편입된 종목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밸류업 ETF 발행사 대표 간담회’도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5개 유관기관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ETF를 출시하는 12개 발행사 대표가 참석해 4일 상장되는 밸류업 ETF의 투자 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줬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밸류업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ETF 등 관련 상품의 거래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공동펀드 조성과 ETF 상장을 통해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가 증가해 밸류업 프로그램도 한층 탄력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펀드와 ETF 출시를 통해 우리 주식시장의 밸류업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장의 요구에 따라 후속 지수 개발도 추가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밸류업 ETF에 대한 세제지원 건의 등 밸류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패시브 9개 종목, 액티브 3개 종목 상장 = 이번에 상장하는 밸류업 ETF는 패시브 9개 종목, 액티브 3개 종목이다. 패시브 ETF는 코스피200이나 S&P500 등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펀드다. 액티브 ETF는 펀드 매니저가 직접 주식이나 기타 자산을 선택하고 거래하면 운용하는 펀드로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고자 하는 투자를 말한다.

패시브 ETF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Amundi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이다. 액티브 ETF 운용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이다. 삼성증권은 ETN 1개 종목을 발행한다.

ETF 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위 운용사들은 주로 패시브 ETF를 출시하고 낮은 보수비용을 투자 접근성을 높였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패시브 ETF들의 연간 총보수는 0.008%에서 0.090%까지 다양하다”며 “여타 국내 주식형 패시브 ETF 대비 상위 그룹(상위 0~15%)에 속해 투자자들의 비용 효율성 제고를 통한 자금 유입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운용보수가 낮은 운용사 상품에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탁원본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자산운용(2040억원)과 KB자산운용의 운용보수가 0.008%로 가장 낮다. 신탁원본액 2위(1130억원)인 삼성자산운용도 0.0099%로 운용보수가 낮다.

액티브 ETF는 낮은 보수보다 자체 모델 및 정량·정성 평가를 통해 추가 편입 기대가 높은 기업들이나 주주환원에 집중하면서 각각의 압축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벤치마크 대비 초과 성과 여부가 주목된다.

기존 예상보다 대규모 자금이 유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밸류업 ETF로의 수급 효과 기대는 커졌다. 다만 저평가된 고배당 종목이 빠지고 주주환원에 미흡한 기업이 편입되는 등 밸류업 지수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또 한국거래소가 연내 지수 리밸런싱(종목 변경)에 따른 종목 편출입으로 ETF 주가도 출렁일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일본 사례에서도 확인되듯 유사 ETF 간의 자금 이전 흐름이나 주요 테마주들의 초기 성과 이후의 흐름은 전반적인 금융시장 환경에 연동되는 만큼 상장 이후 ETF 자금 흐름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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