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대선·FOMC…중 전인대 동시 개최되는 ‘슈퍼 위크’
당선자 확정까지 수일 전망…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0.25%p 금리 인하 후 추가 경로 … 경제·고용 평가
중국 특별 국채 발행 등 추가 경기부양책 규모 주목
올해 시장 변동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슈퍼 위크’가 시작됐다.
이번 주는 글로벌 증시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대통령 선거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중국의 재정 부양 규모가 발표될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동시에 개최된다.
미 대선의 경우 5일(현지시간) 출구조사 시점부터 누가 당선될지와 상·하원 투표 결과에 따라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또 미 대선 이틀 뒤에 열리는 FOMC도 초미의 관심사다. 0.25%p 금리인하 전망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경기 전망, 금리인하 경로, 중립금리 수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의 14기 전인대 상무 위원회에서의 특별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추가 부양책 발표를 할 지 여부도 주목할 사항이다.
◆미 상하원 권력 지형에도 관심 가져야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대선과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이번 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대선의 경우, 트럼프 트레이드와 해리스 트레이드 간 손 바뀜이 현지에서 출구조사가 나오는 시점부터 빈번하게 출현할 수 있다. 당선자가 가시화되는 시점은 빠르면 5일 밤에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당선자 확정까지 수일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매우 팽팽한 상황이며, 경합 지역에서도 쉽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일(현지시간) 기준 전국 여론조사(트럼프 48.4% vs 해리스 48.1%), 7대 경합주 여론조사(트럼프 48.6% vs 해리스 47.4%)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에 있다. 또 경합주인 애리조나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개표 집계 후 확정까지 5일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2020년 대선과 달리 한국 시간으로 6일 국내 증시 장중에 대선 윤곽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미 대선의 주요 관심은 △승패를 가를 7개 경합주 투표 결과 △“샤이 트럼프” 유권자 참여도 △절반 수준의 우편투표 결과 반영 △후보자들의 결과승복 여부 등이라고 강조했다.
미 대선과 같은 날 실시되는 미 하원 435명 전원과 상원 100명 중 34명에 대한 총선 결과도 주목된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우세하고 하원에서 양당 접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지와, 하원과 상원이 민주당과 공화당 우세로 나뉠지도 살펴야 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공화당이 모두 장악하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정책 시행은 약해지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엔 정책 폭주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실장은 “시장 전문가들은 양 후보의 공약을 고려한다면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금리인하 속도 둔화 및 국채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정책의 형태는 선거 이후 의회의 권력 지형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7일(현지시간)에 열리는 11월 FOMC도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패드워치 상 0.25%p 인하 확률이 90%대에 육박하는 등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10월 비농업일자리수가 쇼크를 기록하면서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명분이 강해졌다. 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더 주목된다.
FOMC 회의 결과문과 파월 의장의 회견에서 △이번 인하 후 12월 및 내년 금리인하 속도 △경제성장 및 고용 시장 평가 △인플레이션 평가 △대선 영향 등에 대한 코멘트에 관심이 높다.
◆중국, 대규모 부양책 발표하나…시장은 10조위안 이상 필요 = 4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중국 14기 전인대 상무위원회도 주목할 이벤트다. 특히 8일 특별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추가 부양책 발표 여부에 관심이 높다. 통상 상무위는 심의 법안과 정책을 마지막 날 표결로 승인한다.
시장은 중국이 지난 9월 이후 3차례 발표한 경기부양책에도 동력이 약하다고 지적하며 이번에 승인될 재정지출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6조 위안 범위를 예상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10조위안 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0조위안 규모의 대규모 부양 패키지를 발표·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10월 하순 예정이었던 전인대가 11월 초로 지연된 것은 미 대선 결과를 살피려는 의도가 포함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3~5년 동안 10조위안 특별국채 발행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시장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양책 규모가 당초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경우, 중국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부양책 발표가 서프라이즈로 작용해 중국 관련 투자심리가 양호한 국면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해리스 막판 뒤집기 징후에 달러 약세 전환 =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미 대선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이날 달러대비 원화는 전 거래일대비 2.4원 내린 1377.0원으로 개장한 뒤 오전 9시 40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5.9원 하락한 1373.5원을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던 경합 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징후가 확인되자 오늘 새벽 시드니 장에서 달러지수가 약세로 전환했다.
결국 이번 주 글로벌 외환시장은 미 대선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미 국채 금리 추가 상승과 관세 부과 우려 등으로 달러화의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며 “반면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에는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 되돌림과 더불어 0.25p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11월 FOMC 회의 결과도 반영되면서 미 국채 및 달러화 지수의 동반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과 연준 FOMC가 겹친 이번 주 증시 변동성 확대를 감안, 방어에 집중하는 한 주를 보낼 것을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한국 증시는 미국 대선, 국내외 주요 기업 실적 등 정치, 실적, 매크로 상 굵직한 이벤트를 치르면서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투자 포지션에 급격한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며 “ 결과를 모두 확인하고 움직여도 늦지 않으니 방어에만 집중하는 한 주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연구원은 “대선 직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를 살피고, 차기 정부 정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자금 흐름이 점차 방향성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