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드러난 윤 대통령의 ‘거짓’ 해명

2024-12-24 13:00:22 게재

11월 기자회견에서 “공관위원장이 정진석인 줄 알았다”

녹취록에선 “윤상현이한테 이야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

윤상현 의원 “김영선 공천 이야기 들은 적 없다” 재차 부인

김영선 전 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내놨던 해명이 거짓이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 KBS 보도와 법조계에 따르면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명태균 씨의 이른바 ‘황금폰’ 등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이뤄진 통화 녹음 원본 파일을 확보했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의원의 공천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기존에 민주당의 폭로로 알려졌던 “내가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라는 말 이외에도 명씨에게 “내가 상현이한테 한번 더 이야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명씨 관련 해명을 위해 열었던 지난달 7일 끝장 기자회견 내용과 배치된다. 당시 윤 대통령은 “당시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당의 공천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인 정진석 당시 의원이 2022년 보궐선거 공관위원장도 함께 하는 줄 알았고, 그 정도로 당의 공천에 관심이 없었다는 해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녹취록에서 당시 윤 대통령은 보궐선거 공관위원장이 윤상현 의원이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명씨와 이날 연락하게 된 계기에 대해 윤 대통령은 취임식 전날 많은 축하 전화를 받던 중 명씨 전화도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전에 명씨에게) 매정하게 한 게 본인도 또 섭섭했겠다 싶어서 전화를 받아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통화는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직접 걸어서 성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녹취록 전문 공개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윤상현 의원은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다. 윤 의원은 24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내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면서 “윤 대통령에게 김영선에게 공천 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0월에도 “공관위에서 (공천자료를 당선인에게) 가져왔다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자체를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한편, 명씨의 황금폰 녹취록에선 김건희 여사와 명씨 사이의 통화 내용도 처음 공개됐다.

취임식 전날 윤 대통령과 명씨 사이 통화가 끝난 후 40분쯤 후에 김 여사가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성동하고 윤한홍이가 반대하잖아요. 너무 걱정마세요. 잘 될 거니까 지켜보시죠”라고 다독인다. 이에 대해 명씨는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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