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비시장 돌진’ 운전자 “치매 진단”
시속 70㎞ 충돌 … “최근 약복용 안 해”
경찰, 치사 혐의 입건 “치매 영향 조사”
경찰이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으로 승용차가 돌진한 사고를 조사해 운전자가 1년 여전 치매진단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사고 당시 차량 속력이 70㎞ 이상이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2일 서울 양천경찰서는 인명 사고를 낸 70대 운전자 김 모씨 가족들 진술을 통해 김씨가 2022년 2월 구청 보건소에서 치매 치료 권고를 받았고 2023년 11월 병원 치매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약이 떨어진 지난해 2월 이후 가족 권유에도 치매 진료나 약 복용을 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치매증세는 의료적 부분으로 경찰이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운전자에 대한 정신감정 의뢰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운전면허에 대해서는 곧바로 취소 절차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 속도를 분석한 결과 김씨가 몰던 차량은 시속 70km로 운전됐고 충돌 당시 시속은 70~80km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운전자가 보유한 면허는 1종보통으로 2022년 9월에 적성검사 후 갱신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씨의 치매 병력이 알려지면서 이후 치매 환자의 운전면허 관리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3분쯤 목동 양동중학교 방면에서 등촌로 방향으로 직진하다 버스를 앞지르기 위해 가속하면서 깨비시장으로 돌진했다. 김씨가 운전하던 에쿠스 차량은 앞 범퍼로 보행자들과 상인을 들이받은 뒤 정지했다.
이 사고로 한 가게 점원 40대 남성이 숨지고 3명이 중상, 9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김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사고 당시 김씨는 음주상태가 아니었고 약물검사도 이상이 없던 것으로 조사했다. 김씨는 경찰 진술에서 “앞 차량을 피해 가속하던 중 가판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충돌 직전 후미 제동등은 정상 작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치매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라며 “확보된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속도와 사고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