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테크, AI칩 수출통제 확대에 반발
엔비디아·MS·오라클 등 “역대급 파괴적 규제”
시장 지배력 상실 … 경제 심각한 타격 우려
미국 기술업계가 바이든 행정부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기업들은 이번 규제가 역대급으로 파괴적이라며 미국 반도체 기술 시장 지배력 상실과 경제의 심각한 타격을 우려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10일 발표할 AI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안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새 규제는 전 세계 국가들을 우방국, 적대국, 기타 등 3개 등급으로 분류해 한국과 일본 대만과 주요 서방국을 포함한 소수 우방국만 미국산 AI 반도체를 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20여개 적대국은 수입이 사실상 금지되며, 나머지 100여개 국가는 국가별로 반도체 구매량에 상한을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술 기업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기술 지배력을 뺏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 못하는 나라들이 결국 중국에서 AI 반도체 등 관련 기술을 수입할 것이며 이는 중국 AI 산업이 성장해 미국을 따라잡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적 여파가 큰 규제를 결정해도 되느냐는 의문도 나왔다.
켄 글릭 오라클 부회장은 “이는 역대 가장 파괴적인 규제로 기록될 것”이라며 “업계와 협의 없이, 행정부가 바뀌기 불과 며칠 전 이런 규모의 규칙을 비밀리에 발행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