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데이터 도매가격 최대 52%↓
과기정통부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 1만원대 5G 20GB 요금제 나온다
정부가 알뜰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매대가를 큰 폭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통해 1만원대 요금으로 한달에 5G 데이터 20기가바이트(GB) 이상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동통신 3사에서 월 20GB 이상 데이터를 쓰려면 선택약정에 가입하더라도 4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또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의 정보보호 의무도 강화해 소비자들이 알뜰폰을 믿고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독립계 알뜰폰사 요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알뜰폰사들이 적극적으로 알뜰폰만의 자체 요금제를 설계・출시할 수 있도록 도매제공의무사업자(SKT)의 데이터 도매가격을 최대 52%(1.29원/MB → 0.62원/MB) 낮추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도매제공 대가 산정 방식에 제공비용 기반 방식(코스트 플러스)을 도입해 종량제 데이터 도매가격을 현재 1.29원/MB에서 0.82원/MB(-36%)으로 대폭 낮출 예정이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큰 폭의 데이터 도매가격 인하 수준이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사가 사용할 데이터를 대량으로 구매 시 할인받는 혜택도 확대한다. 이에 따라 알뜰폰사가 1년에 5만테라바이트(TB) 이상 선구매(SKT 기준)하면 도매가격 25%를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도매대가 인하가 본격 적용되면 이동통신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20~30기가 구간대까지 알뜰폰 ‘자체 요금제’ 출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1만원대 20기가 5G 요금제까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알뜰폰은 통신망이 없는 사업자가 이통사에서 통신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포함한 통신망 대여를 얼마로 할 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경쟁력 있는 ‘풀(FULL) MVNO’가 출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제도개선과 함께 설비투자도 지원하기로 했다.
풀 MVNO는 기지국 등 통신망은 이동통신사로부터 빌리지만 교환기 고객관리시스템 등 자체설비를 갖추어 독자적인 요금 설계 역량을 확보한 사업자를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는 풀 MVNO가 독자 요금제를 자유롭게 설계・출시하며 알뜰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에 대한 이용자 신뢰 확보 방안도 추진한다.
알뜰폰 부정개통 등 국민의 피해 예방을 위해 알뜰폰 사업자에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의무화한다.
또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규사업자가 정보보호 의무 이행 등 충분한 재정 역량을 갖추도록 자본금 기준을 상향 조정(3억원 → 10억원)하기로 했다. 이 외에 과기정통부는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이통 자회사와 독립계 대・중견기업 간에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차등화된 규제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체 휴대폰 가입자(5698만명) 가운데 16.6%(948만명)가 알뜰폰 가입자다. 또 이 가운데 이통 자회사 알뜰폰 가입자는 444만명(47%)이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신규 이통사업자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주파수가 아닌 가용주파수 범위 내에서 사업자가 원하는 주파수 대역 등을 정해 정부에 주파수할당 공고를 제안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알뜰폰만이 갖는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요금제로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며 “통신시장 전반의 경쟁 활성화를 통해 국민들의 통신 편익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