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잠룡들 ‘나도 있소’… 호남 민심 얻기 ‘잰걸음’

2025-02-03 13:00:29 게재

김부겸 김두관 김동연 잇따라 광주 방문 ‘눈길’

김영록 전남지사 대여 투쟁 참전, 출마 타진

박지원 “이재명 대표가 대세, 전폭 지원해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광주를 방문한다. 지역 정가에서 조기 대선에 따른 당내 경선이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는 만큼 민주당 텃밭인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달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에 여야 정치인과 지자체장들이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김영록 전남도지사.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3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표적 비명계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 등이 광주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오는 8일쯤 광주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두관 전 의원이 11~12일, 김동연 경기지사는 13일~14일 광주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특강이나 그동안 인연이 있던 정관계 지인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역 정가에서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됐던 김 전 총리는 그동안 광주·전남지역 정치권 인물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했다. 지지 조직은 김 전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시절 총리로 임명되면서 확장됐다. 대선 패배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이 조직은 최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울과 광주를 중심으로 재가동되고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최근 광주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개헌 관련 토론회 참석을 염두에 두고 지역 언론인들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지방의원과 남해군수로 일할 때 맺었던 광주·전남 정치인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광주·전남에서 꾸준히 외연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광주 출신인 이용빈 전 국회의원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전남대 운동권 출신인 이 전 의원을 중심으로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을 확대하려도 시도로 읽힌다.

최근에는 김영록 전남지사 대선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지사는 12.3비상계엄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에 대해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윤석열을 위한 방탄에 국민은 탄식할 뿐이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수 나훈아씨에 대한 비판도 한 바 있다.

김 지사는 호남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호남대망론’으로 호남 민심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이재명 대표 지지율 정체와 사법 리스크에 따른 민심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한 이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정체돼 있다. 특히 탄핵정국인데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대선주자들과 가상대결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사법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이들이 대안으로 인정받기 위해 우선 야당 텃밭인 호남에 구애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2일 지역 언론인들을 만나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이재명 대표가 대세인 만큼 호남이 전폭적인 지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호남에서 81%를 얻어 결국 0.73% 차이로 패배했다”며 “호남에서 이 대표에 대한 득표율이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93%, 95% 이상 나와야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울·경에 호남 인사는 23% 이상이다. 호남 여론이 부·울·경, 수도권까지 영향을 준다”면서 “이 시대 최대 개혁과 혁신은 정권 교체다. 호남이 더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셔야 한다”고 호남 역할론을 강조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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