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는 듯 하던 주택담보대출 다시 늘어나나

2025-03-10 13:00:02 게재

지난달 5대 은행 신규취급액 7.5조원

전달 대비 35% 증가…“주담대 상담↑”

가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가 전달에 비해 비교적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대출 수요는 더 늘어갈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새로 취급한 신규 주담대 규모는 7조4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5조5765억원) 대비 34.3% 늘어난 수준이다. 전달 대비 증가율로는 지난해 4월(34.8%) 이후 가장 높다. 취급한 금액으로도 지난해 9월(9조2088억원) 이후 최대다. 다만 대출 상환금액을 포함한 잔액이 얼마나 증감했는지는 이번주 한은이 발표하는 은행권 전체 통계를 통해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주담대 증가세가 더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대출 수요가 늘어날 요인도 있지만 부동산시장의 향방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도 대기하고 있어서다.

주담대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서울 강남 일부지역의 토지거래 규제가 해제된 것과 금리가 하락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실제 대출을 받는 사람과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문의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잠실 등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완화 이후 강남 부동산 열기가 마포와 용산 등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금리인하 기대도 커지면서 주담대 상담 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 하락 추세도 수요를 늘릴 요인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14일부터 주택구입자금 금리를 0.10%p 낮춘다. 하나은행도 10일부터 대면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15%p 내렸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6일부터 비대면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0%p 인하했다.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DSR을 시행하면 대출 금액 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내부적으로도 당국이 권고하는 대출총량 제한 등에 맞추려 증가율 상한을 설정해두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가계대출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주담대 잔액 추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한은이 매달 집계하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주담대 잔액 증가폭은 지난해 8월(8조2000억원) 정점을 찍고, 9월(6조1000억원) 이후 12월(8000억원)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1월 1조7000억원으로 다시 소폭 증가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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