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잔액 증가세 다시 확대
지난달 3조5천억원 증가
기업대출은 증가세 축소
은행권 가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한달 만에 커졌다.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는 데다 대출금리도 인하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기업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5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907조7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3조5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4.7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했지만, 올해 1월(1.7조원)에 비해서는 비교적 큰폭으로 늘었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는 지난해 8월(8.2조원) 정점을 보인 이후 9월(6.1조원)부터 12월(0.8조원)까지 내리 넉달 연속 둔화하다가 올해 1월에 이어 두달째 증가세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이사철을 맞아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상당히 증가했다”며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서울지역 역전세 현상이 해소되면서 은행권 기준으로 1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가장 큰폭의 증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 가계대출 전체 잔액은 3조3000억원 증가해 주담대 증가폭을 밑돌았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0.2조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타대출 감소폭도 1월(-2.1조원)에 비해 둔화했다. 한은은 설 명절 상여금 유입 효과 등이 사라지면서 가계 자금수요가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차장은 앞으로 가계대출 전망과 관련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이 지난해 말 거시건전성 정책 등의 영향으로 3000호까지 떨어졌지만, 2월에는 이 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수준이 지금처럼 전반적으로 내려가면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은행권 기업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은 1326조4000억원으로 1월보다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1월(7.8조)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한 셈이다. 대기업은 4000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3조100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4000억원 증가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