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굽히지 않을 것”

2025-03-14 13:00:02 게재

“혼란 있겠지만”이라며 내달 2일 강행 강조 … “그린란드에 더 많은 미 병력 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학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다음달 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발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관세 전쟁’으로 일부 혼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하루 전 ‘유연성’을 언급했던 것과 달리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알루미늄에 대한 (12일부터 25%로 부과 중인) 관세와 4월 2일자로 계획한 관세(상호관세)에 대해 변화의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수년간 갈취당했고, 더 이상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유럽연합(EU)산 와인, 샴페인 및 기타 주류 제품에 20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전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알루미늄이든, 철강이든, 자동차든,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관세 공방’이 가장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대국인 캐나다에 대해 “우리는 캐나다가 가진 어떤 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삼겠다는 자신의 구상에 대해 역설했다.

그러면서 관세와 관련해 “약간의 혼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자동차 분야 관세를 1개월 유예하는 등 관세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유연성(flexibility)”이라고 항변한 뒤 “난 항상 유연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언급이다.

그는 또 애플의 5000억달러 투자 구상 등 미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계획을 언급하면서 관세가 미국 내 투자를 끌어내는 원인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이 병합하는 방안에 대해 기자로부터 질문받자 “나는 그것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국제 안보를 위해 그것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의 집단방어 대상에 포함돼 있는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는 구상을 나토 수장 면전에서 밝힌 것이다.

그는 덴마크가 그린란드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서 “200년 전에 배 한 척이 거기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그곳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게 사실인지 모르겠다. 사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미 그린란드에 군사적 존재감을 갖고 있으며, “아마도 점점 더 많은 병력이 그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독립을 원치 않는 친기업 성향 야당이 승리한 그린란드 총선 결과에 대해 “매우 좋은 일”이라며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인물은 우리가 보기에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도 했다.

이날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과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토를 거기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며 피해 갔다.

다만 뤼터 총장은 중국이 북극 항로를 활용하고 있고 러시아는 무력을 증강하는 상황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쇄빙선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제외한 7개 북극 국가가 미국의 지도력 아래 협력하는 것이 그 지역을 안전하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인 2%에 대해 “너무 낮다”며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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