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익 또 역대 최대 규모…순이자마진은 점차 줄어
당기순이익 22.4조, 전년 대비 1.2조 증가
순이자마진 1.52%, 미국 은행의 절반 이하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순이자마진은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자마진이 감소했지만 대출이 늘면서 이자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순이자마진이 줄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면 은행의 이자이익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5.5%)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조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 늘었다. 지방은행은 1조3000억원으로 20000억원 증가했으며, 인터넷은행은 6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었다. 인터넷은행 순익이 지방은행의 절반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은행들은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비용 1조4000억원 등으로 영업외손실이 확대됐지만 대손비용이 3조1000억원 줄어든 것이 순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2023년 대손충당금 적립방식 개선에 따른 충당금 증가 등의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1.57%로 전년(1.65%) 대비 0.08%p 하락했다. 순이자마진이 줄면 이자이익이 감소한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59조3000억원으로 전년(59조2000억원) 대비 1000억원(0.2%) 증가했다. 이자이익 증가율은 2022년 21.6%에서 지난해 0.2%로 크게 낮아졌다. 순이자마진 감소에도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지난해 140조1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과 비교해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절반 수준이다. 금감원 뉴욕사무소 업무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682억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국내 은행의 순익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 감소가 순익 증가에 가장 큰 요인이라면, 미국 은행은 순이자마진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은 3.28%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미국의 순이자마진 확대는 지난해 4분기 중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라 대출 등 자산수익률 보다 자금조달 금리가 더 많이 하락한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6조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원(2.9%)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매매이익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5조8000억원)이 전년(5조원) 대비 8000억원 늘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7조4000억원으로 전년(26조5000억원) 대비 9000억원(3.2%) 증가했다. 인건비(16조5000억원)와 물건비(10조9000억원)는 전년 대비 각각 6000억원, 2000억원 늘었다. 인건비에는 급여와 퇴직급여,명예퇴직급여, 복지후생비가 포함된다. 물건비에는 임차료와 접대비, 감가상각비, 세금과공과, 광고선전비, 연구비 등이 포함된다. 국내 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8%로 전년 수준이며,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80%로 전년(7.88%) 대비 0.08%p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 은행의 ROA는 1.12%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