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 0.75명 지속되면 2040년대 0%대 성장”
2050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 예상
“1.4명이면 0.4%p 높일 수 있어”
이창용, 저출생문제 심각성 지적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지금과 같은 출생률이 지속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출생률을 지금의 두배 정도 높이면 GDP 성장률도 상당 수준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오전 연세대에서 열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기조연설에서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거시경제 전망에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금의 0.75명 출생률이 지속될 경우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후반 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50년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출생률을 OECD 평균인 1.4명까지 올리면 GDP 성장률은 매년 0.4%p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2050년대에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의 원인으로 청년세대의 경쟁 압력과 함께 고용과 주거, 양육 등의 불안을 지적했다. 이러한 경쟁과 불안을 부추키는 주범으로 일자리와 사교육 등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제기했던 대학 입시제도의 일부 개선을 다시 제기했다. 그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주요 대학들의 의지만 있다면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성적순 선발만이 가장 공정하다는 인식이 강해 지역별 비례선발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존재한다”고 했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는 제도이다. 다만 대학이 학생 선발기준과 전형방법 등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해 자율성을 주자는 방식이다.
한편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출생률이 지금과 같은 수준이 지속되면 국가채무 비율도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가채무 비율은 명목GDP 대비 46.9% 수준에서 50년 경과후 182%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출생률이 1.4명 수준으로 오르면 국가채무 비율은 163%로 상승폭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