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사태’ 구영배, 재판서 혐의 부인

2025-04-09 13:00:20 게재

“경영 판단, 형사책임 대상인지 의문”

검찰 “돌려막기로 천문학적 사기 피해”

1조8500억원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구영배 큐텐 대표 등 경영진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앙법원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횡령·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10명의 첫 공판을 열었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류광진·류화현 대표 등과 공모해 모두 1조8500억원 상당의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등을 가로채고,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로부터 대여금이나 컨설팅 비용 등의 명목으로 10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큐텐그룹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적으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총 727억10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했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은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티몬·위메프 등의 정산용 자금을 쥐어짜듯 해tj 거액을 유용했다”며 “관계당국과 언론에 재정 상황을 적극 은폐하고 티메프 재정이 악화하자 정산대금 돌려막기를 지속해 33만명 피해자들에게 1조8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사기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반면 구 대표는 이같은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구 대표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회사 경영 과정에서 경영 판단 행위들이고, 원치 않고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배임·횡령 같은 형사적 책임 대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사실관계 및 법리적 측면에서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류광진·류화현 대표는 구 전 대표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이사, 김효종 큐텐테크 대표, 이시준 전 큐텐테크 재무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과 실무진 7명도 구 대표 등 경영진과 범행을 공모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모두 지시에 따라 업무 전달·관리를 했을 뿐이라며 검찰 기소 내용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이들에 대한 2차 공판을 열고 검찰과 피고인측의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양측 입장과 변론 계획 등을 듣고, 증인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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