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공백 ‘어쩌나’

2025-04-09 13:00:02 게재

홍준표 11일 사퇴 예정

이철우 휴가 내고 경선

역대 최대 규모 산불피해를 입은 경북을 비롯해 대구까지 동시에 행정공백 상황에 처하게 됐다. 대구시와 경북도 수장이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대구시장과 경북지사가 동시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홍준표 시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11일 퇴임식을 끝으로 대구시를 떠난다고 밝혔다. 14일에는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홍 시장은 네번째 대선도전을 위해 시장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경선에 나선다. 그는 앞서 경남지사를 하던 지난 2012년에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2년만에 사퇴했다. 홍 시장은 “지나가는 바람처럼 떠난다”며 “대구·경북 핵심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자리에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김정기 행정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한다. 김 부시장은 내년 지방선거 이후 7월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행정을 지휘한다. 앞서 홍 시장 최측근인 정장수 경제부시장은 지난 7일 사직하고 대선캠프로 떠났다. 나머지 별정직 10여명도 오는 11일 시장 사퇴와 함께 면직된다. 이종헌 정책특보, 김윤환 서울본부장 등 임기제 4명은 의원면직 처리된다. 산하기관인 엑스코 표철수 사장도 8일 사임했다. 홍 시장은 사퇴 전 경제부시장에 홍성주 재난안전실장을 내정하는 등 후속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9일 구미 박정희대통령 생가와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날 휴가를 내고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 일정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유지한 채 개인 휴가를 이용해 당내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정무직 공무원들도 사퇴하지 않고 그대로 직무를 수행한다. 당내 경선기간 중에는 김학홍 행정부지사가 직무대리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 행보는 기정사실로 예상됐지만 이 지사는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특히 산불피해 수습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경북 북동부 지역 산불로 주민 26명이 사망했고 주택 4197채를 태우면서 이재민 3283명이 경로당 등 임시주거시설에서 15일째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도는 현재 피해복구 착수는커녕 산불 관련 피해조사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철우 지사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불은 이미 다 꺼졌고 남은 것은 개선복구, 대응태세 전환 등 도지사 할 일은 결국 정부에 사정하는 것”이라며 “현장을 알고 뭘 바꾸고 도와줘야 되는지를 가장 잘 아는 도지사가 대통령이 돼 직접 확 바꾸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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