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
2024
12.3 내란사태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는 국민과 국회를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12.12 쿠데타 45년 된 날 위헌·불법계엄을 옹호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망국의 위기를 알려 주기 위해 계엄을 결정했다”고 강변했다. 또 내란사태 당일 현장 군 지휘관들에게 “의원들을 끄집어 내라”고 직접 지시한 사실들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에도 그는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안막았다” “국회를 마비시킬 생각은 없었다”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는 “임기를 포함한 국정을 당에 맡기겠다”고 한 자신의 말도 뒤집었다. “수사건 탄핵이건 싸우겠다”며 자진사퇴를 거부했고 담화 뒤 곧바로 대통령 권한을 행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12.12 궤변담화는 오히려 탄핵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표현처럼 ‘광란의 칼춤’을 추며 스스로 ‘괴물’임을 입증해 보인 데 대해 전문가들도 국민도 “제정신이 아니다” “뻔뻔하고 후안무
12.09
윤석열발 불법 비상계엄 이후 정국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는 8일 오전 회동 후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퇴진 전이라도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을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했다. 앞서 검찰은 계엄 핵심용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체포, 동부구치소에 구금했다. 얼핏 보면 불법계엄에 대한 수습책들이 발빠르게 진행되는 듯하다. 하지만 국민은 여전히 제2 계엄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국민이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7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가 무산되면서 실질적 법적으로 대통령 권한을 제어할 장치를 아직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무정지시키지 않으면 계엄 가능성 여전 윤 대통령은 7일 국회의 탄핵표결에 앞서 짧은 대국민담화에서 “제2의 계엄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12.04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비상계엄 선포가 155분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윤 대통령은 3일 밤 10시 25분 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국회는 곧바로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켜 계엄선포를 무효화했다. 헌법 제77조 5항에는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이 즉각 해제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는 국회에 모인 재적의원 190명이 참석,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찬성 의원 중에는 여당 의원도 20여명 포함됐다. 국회의 의결 3시간 30분 뒤 윤 대통령은 다시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국무회의에서 계엄철회를 결정했다. 이로써 윤석열발 심야 계엄소동은 6시간짜리 한바탕 정치소극으로 막을 내렸다. 스스로 무덤 판 윤 대통령, 탄핵이나 하야 논의 탄력받을 수도 윤 대통령은 “구국의 심정으
11.2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큰 정치적 고비를 넘겼다.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지 열흘 만의 반전이다. 이 사건 외에도 아직 대장동·백현동·성남FC 뇌물·배임 의혹 등의 재판이 기다리고 있지만 ‘유죄 가능성이 가장 높다’던 사건에서 무죄를 받은 만큼 최대 위기에서 탈출했다는 평가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그간의 주장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선거법 1심 때와 달리 민주당이나 지지층에서는 환호일색이다. “정치판결” “사법살인”이라며 사법부를 성토하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사법정의가 실현됐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여권에서는 예상밖 결론이 나오자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다. 사법부에 목을 매고 있는 2024년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이다. 향후 재판결과 따라 호남과 중도층 여론 출렁일 수도 선거법 판결과 엇갈린 위증교사 판결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재판 추이를 놓고 수읽기에 분주하다. 사법부는
1969년 크리스마스, 일본의 시계회사 세이코는 쿼츠 크리스탈을 사용해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높인 손목시계를 발매한다. 당시 사용되던 기계식 시계 대비 10배 이상 정밀한 이 시계는 한달에 5초 이내의 오차로 기계식 시계시장에 ‘쿼츠위기(quartz crisis)’를 불러왔다. 유럽의 고급 기계식 시계는 고가의 장신구라고 개념을 바꾸면서 살아남았지만 이후 거의 모든 시계는 쿼츠시계가 된다. 쿼츠시계는 얇은 수정(quartz)조각에 전기장을 가하면 강유전체 특성을 지닌 이 물질에 기계적 변형이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수정조각의 고유 진동수에 해당하는 전기장을 가해주면 기계적 진동과 공명현상으로 특정 진동수를 매우 정확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8.192kHz에 공명하는 것을 사용했고 요즘은 32.768kHz에 공명하는 RTC(real-time clock)를 거의 모든 시계에 사용한다. 사실 무엇이든 안정된 주파수 진동을 발생할 수 있으면 시계가 될 수 있다. 네비
11.08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반환점을 채 돌기도 전에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야당으로부터 노골적으로 ‘임기단축’ ‘탄핵’을 요구받은 대통령은 여태껏 없었다. 영부인이 공공연하게 “철없는 우리 오빠” “당신이 대통령 자격이 있는 거냐”며 대통령을 만천하에 웃음거리로 만든 정권도, “나를 감옥으로 보내면 한달 안에 정권이 무너진다”는 정치브로커의 노골적인 협박과 조롱에도 아무런 대응을 못하고 우물쩍거린 대통령실도 없었다. 여당 대표가 임기 절반을 남긴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과와 쇄신을 요구한 정권도 물론 없었다. 게다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데도 아무 문제의식이 없는 대통령도, 기자회견이랍시고 할 때마다 국민 부아를 돋우는 대통령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지금 위기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쌓아올린 업보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어찌 됐든 사과한다”며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기자회견 내내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은 ‘내가 뭘 잘못했느냐’
10.04
지금 세계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카오스 그 자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이 다 돼가도록 비상구조차 보이지 않고, 이란을 전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이스라엘의 도발로 중동에서도 전쟁의 암운은 더 짙어졌다. 세계정세를 뒤흔들 미 대선의 향배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세계경제에도 침체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미 연준은 ‘빅컷’,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로 선제대응에 나섰다. 국내정세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각종 경제지표는 하강을 가리키고, 미중갈등 속에 한국 산업은 고사위기다. 의정갈등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지금 우리 국정리더십은 거의 실종상태다. 특히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관계는 점입가경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끼어들면서 상황은 아수라판으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한동훈 갈등에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등장 최근 윤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은 ‘오기정치’ ‘사감(私
09.04
22대 첫 정기국회를 전후로 정치권이 모처럼 제자리를 찾는 듯하다.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동은 많은 숙제를 남겼지만 그래도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다. 회동 직후부터 ‘계엄설’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 등을 놓고 다시 목울대를 세우지만 그래도 민생 공통공약을 논의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가을 정국을 앞두고 곳곳에서 폭풍전야의 기류들이 감지된다. 특히 윤 대통령을 둘러싼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첫 불참이 상징하는 것처럼 용산은 지금 대통령실을 ‘당신들만의 공화국’으로 만들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그런데 여권 내 투톱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파열음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야당은 다음달 7일 시작될 국정감사를 통해 권력핵심 주변을 파헤친다며 날을 세운다. 과연 윤 대통령은 이 가을 정국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까. 폭풍전야 같은 정국인데 용산만 ‘당신들의
08.07
일반적으로 한여름은 정치 비시즌이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거대 양당이 전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를 뽑았거나 뽑는 정치이벤트를 진행 중이어서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야당은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키고, 여당이 필리버스터로 막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소란스러운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은 정치판에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막가파식 인사’를 되풀이하건 말건, 국민의힘 한동훈 체제가 어떻게 정비되건,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충돌하건 않건 관심 밖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국회운영에도, 탄핵을 밥 먹듯 해도 목울대를 세우는 이도 없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고 김대중 대통령 기일인 8월 18일 열린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도 드물다. 하다못해 택시기사들조차 정치얘기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다 꼴보기 싫다”가 현재의 정치민심인 셈이다. 2016년 여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데 정당 골수 지지층을 제외한 다수 국민을 이처럼 정치무
07.26
희망보다 우려를 더했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났다. 정치인 한동훈의 데뷔도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총선 비대위원장으로 차출되면서 이미 정치 영역에 한발 들여놨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당 대표에 출마해 이제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한 대표 앞에 놓인 길은 꽃길이 아니다. 당장 총선참패로 난파선이 된 당을 추슬러야 하고,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도 수습해야 한다. 더구나 전대가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대결이 되면서 그 과정에서 감정이 골이 더 깊게 패힌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정립에 대한 해법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전대 다음날 만찬회동에서 러브샷을 하며 “우리는 다 같은 동지”라고 화합의 목소리를 냈지만 이 평화가 지속되리라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국민의힘 전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장담처럼 당장 1주일 뒤부터 전쟁이 시작되지는 않을지라도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평화로운 동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체질화 된 검사스러움, 미
07.09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점입가경이다. 총선 참패 후 당 리더십을 정비하기 위한 전당대회지만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도, 양남(영남과 강남)과 70대 정당으로 전락한 당의 위기탈출에 대한 고민도, 보수혁신의 청사진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네 머네, 배신자네 아니네하며 진흙탕 싸움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논란’(문자를 읽고 답하지 않음)까지 불거지면서 전당대회는 ‘배신자론’과 ‘음모론’ ‘사퇴 연판장’이 난무하는 준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다. 애초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난 이가 바로 대표가 되겠다고 나서고 이미 심판받은 ‘윤심팔이’로 이에 맞장뜨겠다는 후보들을 보면서 별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최근 돌아가는 꼴을 보면 ‘아예 망하기로 작정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윤심타령에 ‘읽씹문자’ 논란까지 진흙탕 전대 어떻게 보면 지금 같은 ‘진흙탕 전당대회’는 애초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자체가
06.26
아직 6월인데도 역대급 무더위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그런데 지금 정치판도 꼭 날씨를 닮았다. 여야는 현재 전당대회 이슈로 뜨겁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비윤 친윤 반윤의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출사표를 던져 전대판을 달구고 있다. 전당대회 열기만 날씨를 닮은 게 아니다. 빵점짜리 정치력으로 거대야당의 폭주를 손놓고 보고 있는 여당의 역대급 무기력도, 애초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반성의 기색이라고는 1도 없는 대통령 모습도 날씨만큼이나 짜증을 더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문닫는 소식이 들리고, 서민들은 고물가에 하루하루 살기가 버겁다고 호소하는데 정치권은 민생을 챙기기는커녕 ‘자기들만의 권력놀음’으로 국민의 인내심을 실험하고 있는 것 같다. 출사표의 화려한 수사 뒤로 ‘욕망의 정치’만 지금 여권의 관심은 오로지 차기 당대표 선거에 쏠려 있는 모양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
06.11
요 근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대왕고래’인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안 유전 가능성을 깜짝 발표하고 이어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면서 뉴스창을 뜨겁게 달궜다. 의혹이 제기되자 컨설팅을 맡았던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직접 날아와 해명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당분간 ‘혈세 논란’이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정작 국민은 심드렁하다. 산유국의 꿈이 실현될 수 있다며 반색하는 목소리도, 시추공을 박아 결론이 날 때까지 지켜보자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그것도 그럴 것이 박정희정권 때의 해프닝을 알고 있는데다,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나선 부산엑스포 유치전 실패의 기억이 생생한 터라 ‘또 무슨 양치기소년 같은 소리야’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을 게다. 훗날의 장밋빛 환상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팍팍해서일 수도 있겠다. 대왕고래 열 곳 나와도 지지도 상승 어려울 듯 하지만 그것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이슈인데도 이처럼 민심 반응이 떨떠름한 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