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에 이어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도 사육사가 사망했다. 서울시의 안전불감증 때문이라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에서 혼자 근무하던 사육사 김 모(53)씨가 사자에 물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김씨는 동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건국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어린이대공원에 따르면 김씨는 야생성을 키우기 위한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먹이주는 프로그램)을 마친 직후 뒷마무리를 위해 사자 방사장내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원래 프로그램을 마치면 사자는 내실(우리)안에 가둬야 하지만 사자는 방사장에 있었고 김씨는 방사장에 들어갔다가 사자에 물린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사자에 물릴 당시 목격자는 없었으며 물린 후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사육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사육사 김씨가 프로그램을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 도중에 김씨의 안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직원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근무수칙을 지키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 때문에 비슷한 사고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서울시는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13년 11월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공격해 숨지자, 서울대공원 혁신위원회는 '2인 1조' 근무와 안전장비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같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는 2인 1조 근무 원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혼자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대공원은 사육사 4명이 각각 2명으로 나눠 하루씩 번갈아 근무한다. 그런데 이날은 김씨의 동료 한명이 휴무자여서 김씨만 혼자 근무했다고 한다.

한편 동물원측은 사고가 발생하자 사자가 있던 우리를 폐쇄하고 사자를 격리 조치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