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에 부딪힌 서비스경제 발전전략

2016-08-11 10:58:14 게재

19대 국회서 폐기, 재추진

정치권과 시민사회 반대

여소야대 '흐지부지' 될듯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이 본격 추진되면서 정치권과 이해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서비스산업의 고용·부가가치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확대하고 유망서비스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 25만개를 창출한다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처음부터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목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서비스 발전전략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원격의료허용 방안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의료법개정안을 보면 도서벽지 주민, 거동이 어려운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의료를 동네의원에서 하도록 돼 있는데 동네의원 중 원격의료를 담당할 만한 전문장비와 인력을 갖춘 곳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

의료계에서도 원격의료 허용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원격의료의 도입은 국민의 건강과 국가 의료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산업계 요구와 경제적 효용성만을 고려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주국제학교의 이익 잉여금 배당을 허용하는 방안도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달말 국토교통부가 영리법인이 운영하는 제주국제학교의 과실송금을 허용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제주도교육청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과실송금을 허용하는 것은 외국 유학수요를 국내로 흡수해 국부유출을 방지한다는 당초 목적에 어긋나고 국제학교가 교육보다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청소년의 게임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학부모·청소년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게임산업 활성화보다 청소년 보호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서비스 발전전략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은 예견됐던 일이다. 대부분 과제들이 정부가 19대 국회에서 추진하려다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로 바뀌어 법 통과가 더욱 힘들어졌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안이나 보완 없이 기존 정책을 재추진하고 있다. 결국 서비스 전략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야당이 반대해 폐기됐던 정책을 정부가 아무런 반성없이 다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여소야대인 국회 상황을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입법여건이 쉽진 않지만 서비스 발전전략은 꼭 추진돼야 한다"며 "국회와의 소통을 확대해 최대한 설명하고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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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김규철 송현경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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