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에 부딪힌 서비스경제 발전전략 │③ 셧다운제
실패한 '셧다운제 완화' 또 추진?
19대 국회 때 임기 만료 폐기돼 … "산업 논리보다 청소년 보호 중요"
정부가 19대 국회 때 추진하다 실패한 '셧다운제 완화'를 7월 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에 포함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탁틴내일 등 청소년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셧다운제는 '청소년 보호'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셧다운제 완화는 법 개정이 필요하며 19대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안들이 '임기 만료 폐기'됐던 사안으로 20대 국회 역시 쉽게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규제 나이 낮추는 법 개정안 실패 = '서비스경제 발전전략' 중 '7대 유망서비스업 육성'의 '콘텐츠' 분야에는 '현행 부모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 효과 분석 후 추가적인 개선방안 검토'가 명시돼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에 이어 7월 18일에 발표한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 진흥계획'에서도 셧다운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현행 셧다운제는 두 가지 법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하나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제12조의 3에 규정돼 있다. 청소년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요청할 때 게임의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또 다른 하나는 강제적 셧다운제다. 청소년보호법 제26조에 따른 것으로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인터넷게임 제공을 금지하는 제도다.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선택적 셧다운제와 강제적 셧다운제 모두 완화의 대상이다. 게임법에 규정된 선택적 셧다운제의 경우 현행 18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완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 여성가족부 장관인 강은희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19대 국회 때 발의한 안으로 임기 만료 폐기된 바 있다.
강제적 셧다운제의 경우 부모선택제를 도입함으로써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부모선택제란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요청할 경우 강제적 셧다운제로 금하고 있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보호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청소년보호 소관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19대 국회에 정부안을 발의한 바 있다.
◆"셧다운제 효과 나타나" = 19대 국회 때 각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은 이유는 '청소년 보호'의 중요성 때문이다. 당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와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 위원들은 "'청소년 보호'가 게임산업 활성화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예컨대 2015년 11월 26일 개최된 제1차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인 판교테크노밸리는 게임산업의 메카인 동시에 40대까지가 70%이고 교육 여건이 좋다 보니까 교육열이 대단한 동네"라면서 "이게 상충해서 항상 게임 문제에 관해 고민이 많은데 '고등학생을 규제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27일 제1차 여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셧다운제 도입 이후에 한 조사에서 게임 시간이 상당히 감소하고 수면권 확보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또 셧다운제 이후에 가족 갈등이 굉장히 완화됐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들은 20대 국회에서도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산업 논리에도 '청소년 보호'라는 법안의 취지가 훼손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19대 국회에서 셧다운제 완화를 앞장서 반대해 온 남 의원의 경우 20대 국회에서 여가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와 관련 이영희 탁틴내일 대표는 "19대 국회 때 부모선택제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강제적 셧다운제는 어느 정도 정착돼 실질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시행 이후 게임 중독률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탁틴내일은 정부 전략이 발표된 이후 셧다운제 완화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문체부 관계자는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추진하고 있던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면서 "특히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 진흥계획의 경우 민관이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논의한 것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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