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례에서 얻는 교훈은
국민과 의사 참여 동기 부여가 성패 좌우
예방서비스 장점 알리고 주치의 적정 수가 필요
우리나라에서 주치의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의사에게 참여 유인책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곳이 있다. 바로 주치의제도를 앞서 도입한 세계 선진국들이다.
각국의 주치의제도 도입 과정은 의료문화 정치적 환경 등에 따라 다양한 우여곡절을 보여줬다.
한국개발연구원이 2012년 발간한 '한국 일차의료 발전방향의 모색' 보고서에 따르면, 주치의제도를 도입한 세계 각국이 직면했던 어려움은 △동네의원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신뢰 부족 △훈련과 자질이 충분한 동네의사 부족 △일차의료 이용 가능시간 제한과 조율조정기능 부족 △전문의의 반대 △보험자간 경쟁 △의사 1명에 의견에 만족하지 않는 환자의 성향 등이다. 그리고 추진 주체의 국민적 신뢰가 성패를 좌우했다.
특히 주치의제도의 중요성이 전문가그룹이나 정책결정자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국민적 관심이 낮은 상태에서 반대론자의 격렬한 활동은 제도 성패에 영향을 크게 줬다. 이에 주치의제도 도입은 국민과 의사들에게 상당한 유인책을 보여 줄수록 성공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를 들면, 지금 주치의제도 도입 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프랑스도 1998년 도입시도를 했을 때 의사와 환자의 참여율은 각각 10%, 1%에 지나지 않았다. 보고서는 제도가 국민들의 참여 동기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경우도 일반의의 진료의뢰서를 받고 않고 전문의에게 곧장 달려가는 국민 비중이 높았는데, 1990년 후반 이후 주치의제도 도입시도는 전문의가 대세를 이룬 의사단체와 국민의 무관심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반의를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문화가 발달된 캐나다에서도 1995년 인두제식 수가제도와 등록제가 제기됐을 때 의사와 국민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된 바 있다. 이후 캐나다는 최초 접촉의 접근성 강화와 조율기능, 예방서비스 장점 등 기능적 측면을 강조해 나간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04년 선호의사제를 도입한 프랑스는 주치의제도 도입의 성공적 사례다. 국민에 대한 정치적 지지 확보, 의사단체의 지지, 점진적 추진 등 몇가지 중요성을 보여준다. 우선 주치의 자격을 일반의로 제한하지 않고 전문의까지 포함시켰다. 주치의에게 국민이 등록하게 하고 금전적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전문의를 선호하는 국민과 경제적 손실을 우려한 전문의들의 반대할 여지를 해소했다. 2009년 국민 92%가 이 제도에 참여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주치의제도를 도입해 정착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전문의 선호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고 경증환자의 상급병원 이용에 대한 부담을 확대하면서 주치의 이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주치의의 환자 건강증진 관리에 적극적인 활동을 유인하게 위한 인센티브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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