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제도에 대한 오해와 진실

동네의원에 무조건 손해 '아니다'

2017-01-10 12:50:40 게재

사회적 합의가 중요

주치의제도 도입에 대한 일부 의료계의 우려와 거부감은 깊다. 하지만 상당한 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의료계에서 나온다.

일부 의료계의 주치의제도 반대 이유 중 하나는 정부정책 추진에 대한 불신이다. '당장 정부가 제시하는 정책이 의료계에 유리해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정부가 하려는 의도대로 제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의사의 입장을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들의 적지 않다.

주치의제도의 다양한 모델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 않고 '주치의' 단어만 나오면 '묻지마 반대'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수년동안 반대해왔던 만성질환관리제에 의사단체가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을 보면, 지속적인 대화와 합의, 공동연구에 의해 한국식 주치의제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가 나온다.

이에 '아직 등장하지도 않은' 주치의제도에 대한 오해와 그 진실을 살펴보면서 우리나라 의료환경에 적당한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 장으로 들어가 본다.

영국식 사회주의 의료제도로 가려는게 아닌가?

의료를 국가가 통제하는 영국식 체계로 만들려는 큰 그림 하에서 추진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가 있다. 이는 국가가 의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에 대한 거부 반응으로 보인다. 사회주의의료라 함은 의료의 질이 낮고, 의사의 소득이 낮으며, 정부의 통제가 심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의료질은 우리나라보다 낮지 않다. 개원의 소득은 우리나라보다 높다. 더욱이 전문의와 일반의 간 소득격차가 더 적고 진료에서의 자율성은 훨씬 더 크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영국의사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진료를 하면서 과잉진료가 없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존경을 받고 있다. 또 정부는 사회주의식 의료로 가려는 목표가 전혀 없다.

의사 수입이 줄어들 것이다

주치의의 총수입이 등록한 환자수에 의해 결정되는 영국식 인두제 수입체계에 대한 반감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치의제도는 영국식 주치의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유연한 제도도 있다. 미국은 월정액 환자관리료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고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같은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제도를 수행하면서 다른 의사에게도 자유롭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 개원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주민들에게 이미 주치의가 있으면 새롭게 시장을 진입하는 의사는 등록 환자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 환자들이 주치의 이외 다른 의사에게도 의료이용을 받을 수도 있도록 허용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영국도 인구 대비 개원의 수를 기준으로 개원을 권장하는 지역, 허용하지 않는 지역, 개원 가능한 지역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내과 가정의학과에 집중되지 않나?

포괄적인 일차의료와 만성질환 관리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의사에게 환자가 집중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다. 주치의 자격에 모든 전문과목 의사가 일정 기간 주치의 교육을 받으면 주치의에 참여 가능하도록 기회를 부여하면 된다.

또 최근 개원의의 전문과목별 환자 질병현황을 살펴보면, 전문과목별로 해당 질환자들이 주로 진료받는 흐름을 볼 수 있다.

진료 외 맡아야 하는 부수적인 일이 많아 질 것 같다.

혼자서 해당 환자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우려다. 주치의 업무는 1차의료 영역으로 만성질환 관리, 호흡기 근골격계 소화기 피부 알레르기질환 등을 치료하고, 예방접종 건강검진 같은 예방의료서비스와 금연 절주 운동 비만관리 등 생활습관 교육 관리가 주가 된다. 필요하면 전문의나 상급병원에 환자를 의뢰하고 전문의와 상의해 관리하면 된다.

단골의사도 있는데 굳이 주치의제도 해야 하나

단골의사나 주치의가 무슨 차이가 있냐는 의견이다. 단골의사와 주치의는 관심사가 다르다. 단골의사는 단골환자의 병 치료에 익숙할 수는 있어도 주치의처럼 예방활동과 질병 조정관리에 적극적일 수 없다.

주치의는 예방건강증진에 의해 추가 수가나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어 질환관리에 관심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도움말 김 윤 서울대의대 교수 정명관 일차의료연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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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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