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중국 중소제조업체 '이중고'
재료 조달, 해외 판로 다 막혀 … 조기 해결 못하면 중국 '세계의 공장' 위상 잃을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내 도시가 봉쇄되면서 중국 중소기업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관련 보도 등을 종합하면 중국 내 교통, 물류 통제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재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도 차단되면서 판매 채널 상실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염병 확산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위상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3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광둥성 차우저우 지역의 한 중소기업 대표를 만나 현 상황을 전했다.
이 신문이 만난 션예씨는 광둥성 차오저우에서 티슈박스, 컵 홀더 등을 주로 생산하는 스테인리스 공장을 운영한다. 이 회사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를 통해 상품을 올리고 주요 판매 채널은 해외다.
션씨는 4~5일경이면 예전처럼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전염병이 돌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신종 코로나 전염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서 해외 고객 선도 끊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는 션씨와 같은 중소 규모의 스테인레스 가공 공장이 많은데 그 회사 사장들도 션씨와 비슷한 심정이다.
현재 션씨가 가장 후회하는 건 춘제(설연휴) 시작 전에 원자재를 비축해놓지 않은 것이다. 그녀는 "춘제 연휴 전에 스테인리스 원료를 다 쓰기 위해 가족과 직원들이 초과 근무를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쓰는 스테인레스의 원료는 저장성에서 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해 원료 공급이 막혀버렸다. 션씨는 "전염병 상황이 해결되기 전까지 저장성에서 원자재는 받아올 수가 없고 원자재가 없으면 공장을 돌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녀는 하청업체인 해외 고객도 끊어질 처지에 놓였다. 그녀는 "어떤 사람들은 이쪽 사업이 아주 괜찮다고 말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공장은 늦게 문을 연 편이어서 호시절을 누리지 못했다"면서 "해외에 있는 바이어들은 알리바바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모았다"고 말했다. 바이어의 70%가 해외에 있는데 주로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쪽이며 유럽과 미국 쪽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녀는 "춘제 전에 여러 번 협업을 했던 인도 바이어가 앞으로 장기적으로 대규모 협업을 하자고 이야기했는데 이 계획도 다 틀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판로 하나를 잃게 된 셈이다.
션씨는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축적한 해외 판매 채널을 다시 구축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3일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 이 신문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중국 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우려가 급격히 높아져 조만간 상황이 수습되지 않을 경우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면서 "지방 정부가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사업을 제한해 왔기 때문에 노동 집약적인 제조 회사들 사이에 불안감이 가장 심하다"고 전했다.
또 외국 바이어들의 주문이 몰리는 3~4월까지 상황이 통제되지 않으면 일부 중국 기업들은 중국 바깥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동남아 지역이 대체 제조기지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전역의 수백 개의 공장 근무 조건을 연구하는 현대관찰연구소 소장인 리우카이밍은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많은 제조회사에 '죽음의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우 소장은 "2월 말까지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다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당할 수 있지만 3월 초에도 여전히 상황이 통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면 (바이어들은) 주문을 하기 위해 다른 국가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3월까지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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