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도 공무원도 '막걸리 삼매경'에 빠졌다
관악구 '별빛신사리상권' 특화상품
전통시장 대표음식도 온라인 판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과 구 공무원들이 난데없는 막걸리 삼매경에 빠졌다. 날씬한 병에 담긴 우윳빛 막걸리는 별빛신사리 상권을 알릴 특화상품 '마크홀리 별빛신사리 7.0'이다. 전통시장을 비롯해 인근 상권을 대표하는 음식을 선정, 식재료와 양념 꾸러미(밀키트)로 만들어 막걸리와 함께 판매 중이다. 곧 관악구 전체가 막걸리로 뒤덮일 전망이다.
23일 관악구에 따르면 오는 26일까지 시민들을 대상으로 별빛신사리 특화 막걸리를 홍보하는 깜짝 매장을 이어간다. 지난 10일 서원동 상점가에서 시작해 성동구 성수동에 이어 25일과 26일에는 종로구 재동 전통주갤러리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을 만난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막걸리를 맛보고 식재료·양념 꾸러미와 함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관악구는 앞서 지난 2020년부터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일대 6만1906㎡ 구간에서 별빛신사리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철역 3·4번 출구와 맞닿은 순대타운을 중심으로 하는 서원동 상점가부터 별빛내린천(도림천 관악구 구간) 건너편 신원시장과 관악종합시장까지 포괄한다. 구는 "최근 소비성향이 바뀌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되고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어 별빛신사리라는 새 이름을 부여, 서울시 대표상권으로 부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별빛신사리를 대표하는 상징물 설치, 낙후된 시설물 교체, 고객 편의시설 확충 등을 통해 상권 이미지부터 바꿨다. 별빛내린천을 정비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추가하는 한편 별빛산책(조명축제)을 정례화해 자연스럽게 상권으로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마케팅 지원단은 사회관계망을 활용해 상권 인지도를 높이는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특히 개별 점포용 특화 먹거리와 배달상품, 상권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특화상품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았다. '별빛신사리 7.0'은 그 결실이다. 먹거리가 많은 상권 특성을 살려 특화상품으로 막걸리를 택했다. 주요 양조장 개별 면담과 시장조사, 업계와 협약, 내부 시음회 등에 이어 식약처 등록까지 마무리하고 출시한 참이다. 판매금액 1%는 상권 활성화에 재투자된다.
상권 내 점포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막걸리와 어울리는 음식으로 밀키트를 개발했다. 신림동 백순대 볶음과 홍어무침 사골떡국이다.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까지 담은 꾸러미 상품으로 막걸리와 함께 구입할 수 있다. 젊은층이 즐겨 먹는 서양음식 등 7종 특화식단은 관악구는 물론 인근 자치구까지 배달해서 막걸리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 19일까지 시음회에 참여한 고객들 반응은 호의적이다. '맛이 힙하다(개성이 강하고 새로운 것을 지향한다)' '순대와 너무 잘 어울린다' '깔끔한 맛' 등 평가가 나왔다. 구는 5월 신림동 별빛축제를 시작으로 구 대표잔치인 강감찬축제를 비롯해 각종 주민모임 등에서 별빛신사리 막걸리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전국단위 주류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판로 확보 구상도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시음회에 많은 분들이 방문하고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기쁘다"며 "별빛신사리 상권 매출 향상,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획기적인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홍보를 다양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