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국정원 촬영, 중국인 출국정지
경찰, 범행 경위·동선 등 수사
경찰이 국가정보원 건물을 드론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을 출국정지해 수사하고 있다.
11일 서울 서초경찰서 수사과는 지난 9일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 A씨를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한 뒤 10일 밤 일단 풀어줬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9일 오후 2시 10분쯤 서초구 내곡동에서 사적 제194호 헌인릉을 드론으로 촬영하다가 인근의 국정원 건물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드론을 띄운 곳은 국정원 등 보안시설이 인접해 드론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된 곳이다. 국정원은 자체 탐지시스템을 통해 A씨를 적발하고 경찰에 인계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곧바로 차를 타고 헌인릉으로 향했고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드론으로 국정원을 무단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헌인릉을 찍으려다 실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인릉은 평소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곳을 찾는 외국인도 많지 않은 곳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범행 경위와 입국 후 동선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수인지 아닌지를 단정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에는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드론으로 불법 촬영하다 중국인 3명이 현장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이틀에 걸쳐 항공모함을 찍었다. 이들은 부산경찰청 조사에서 “호기심에 차에 있던 드론으로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