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돌진 ‘압구정 롤스로이스’ 20대, 징역 10년 확정
1심 징역 20년→2심 10년 선고
도주치사·사고 후 미조치 무죄
대법 “원심 판단 잘못 없어”
향정신성의약품에 취해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10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따.
이에 따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사), 약물 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 부분은 유죄가 확정됐다. 반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도주치사),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부분은 무죄로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당시 27세)을 다치게 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뇌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25일 끝내 사망했다. A의 혐의는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변경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징역 10년으로 감형됐다.
2심에서는 운전자가 현장에서 고의로 도주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못했다며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도주치사·사고후미조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위험운전치사·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등 2가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형이 절반으로 줄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휴대폰을 찾기 위해 현장을 잠시 벗어났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에 돌아와 사고 운전자임을 인정했고, 피고인의 이탈로 인해서 구호 조치가 지연되거나 사고 운전자를 확정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주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날 “도주치사 혐의를 무죄 판단한 원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이와 별개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도 별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