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원 “계엄 관련 일지 삭제” 주장

2025-01-03 13:00:10 게재

군 지휘통신 로그 파일 기록 분석 ‘의혹’ 제기

합참 “오류 수정·최신화,사후 삭제 아냐” 해명

야당이 ‘12.3 내란 사태’ 직후 군이 비상계엄 관련 파일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합동참모본부가 “삭제한 기록은 없고, 로그기록도 삭제한 바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합참은 2일 오후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자료삭제 의혹 관련 입장’을 통해 “합참은 12.3 비상계엄 관련 수사와 국회 요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국군지휘통신사령부가 오류를 수정한 일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합참 통신체계인 KJCCS(케이직스망)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파일들이 삭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받은 KJCCS 로그 파일 기록 전체를 분석한 결과 계엄 선포 다음날인 4일 로그 파일 중 △통신사령부 경계태세 2급 발령 관련 상황일지 △계엄령 선포에 따른 상황일지 △경계태세 2급 발령 관련 상황일지가 삭제된 의심 상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KJCCS는 한국군 지휘통신체계로 전시 또는 평시 훈련상황이나 육해공군 및 미군이 비밀문서를 공유하는 내부 전장망으로 알려졌다. 이 체계로 하달된 명령들은 비문함에 별도 보관된다.

박 의원은 “계엄 관련 증거자료들이 이미 사라지고 있다”며 “군사 전문성을 갖춘 국방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관련 내용을 조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참은 “확인 결과 담당장교가 계엄 당시 부대 자체 조치사항을 상황일지에 기록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수정하거나 최신화하면서 삭제했다”며 “일반적인 수준의 조치이며, 사후 삭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예하부대 A 장교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58분 ‘10:20부 국가 계엄령 선포’라고 제목을 잘못 써 이를 4일 0시 2분쯤 삭제했다. 제목은 수정이 불가해 삭제했다는 설명이다. 또 B 장교는 ‘경계태세 2급 발령 조치사항’ 세부항목 중 3개를 4일 오전 2시 11분쯤 삭제한 후, 3개 항목을 통합해 하나의 항목으로 수정했다. 다만 합참은 삭제·수정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합참의 해명에 대해 박 의원측은 “합참의 입장은 자료를 삭제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 것”이라며 “삭제나 수정조치가 더 있기 전에 하루빨리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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