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 2회 인하 양적긴축(QT)속도 완화에 증시 반등…국채 금리 하락
파월 ‘트럼프 관세’ 영향 인정…성장률 전망치↓·인플레 예측치↑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협상 결과 글로벌 증시 변동성에 큰 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에도 불구하고 연내 2회 금리인하라는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QT(양적긴축) 속도를 완화하면서 뉴욕증시가 반등하고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불확실성 증가…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 =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3.32포인트(0.92%) 상승한 41,964.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0.63포인트(1.08%) 오른 5,675.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46.67포인트(1.41%) 오른 17,750.79에 각각 마감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4.25~4.50%로 동결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전망을 크게 높이지 않은 데다 연내 금리인하 횟수를 유지한 데 주목했다.
연준은 이날 함께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을 종전 2.1%에서 1.7%로 내리고, 인플레이션 전망을 2.5%에서 2.7%로 올리면서도 연내 2회 금리인하라는 기존 통화정책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성장률 전망 하향에도 2025년 점도표는 3.9%로 올해 두 차례 인하를 전망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관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냥 간과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경기침체 확률은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낮다며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연준 결정 및 파월 의장 회견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와 물가 리스크의 균형 차원에서 기존 경로가 유효하다고 판단하기도 했지만,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향후 경로를 바꾸지 못한 영향도 있다”며 “새 행정부의 무역, 이민, 재정, 규제 완화 정책의 순(net)효과가 경제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등이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서두르지 않고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
◆파월의 시장 달래기? =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신중하면서도 시장의 불안을 달래주는 식이었다. 최근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은 관세의 영향 때문이고,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3월 FOMC회의 결과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금리인하 횟수 유지와 QT 축소, 경기침체 우려 진정,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긍정적 평가 등이다. 특히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양적긴축 규모 축소는 시장에 긍정적 반응을 가져왔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공개한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4월부터 연준이 보유 중인 미 국채의 월간 상환 한도를 현 25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하향 조정해 증권 보유량 감축 속도를 늦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앞서 지난해 5월 미 국채 월 상환 한도를 600억달러에서 현 250억달러로 축소해 보유 증권 감소 속도를 줄인 바 있다. 이 한도를 초과하는 원금 상환액은 다시 국채에 재투자하게 된다. 주택저당증권(MBS)의 경우 월간 상한 한도가 종전 350억달러로 유지된다.
이날 FOMC 회의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국채 상한 한도 축소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연준은 설명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QE)의 반대 개념이다.
연준은 팬데믹 이후인 지난 2022년 6월 양적긴축을 재개해 팬데믹 대응 등으로 다시 급증한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준은 앞서 양적긴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던 2018~2019년 대차대조표 축소 여파로 증시가 흔들리고 다수의 투자자산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경험을 토대로 양적긴축 정책 변화에 신중한 접근법을 취해왔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QT는 6개월 간 추가 속도 조절 한 이후 올해 4분기 중단 수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 관심은 '관세'로 이동 = 3월 FOMC가 시장 불안을 확대시킬 만한 큰 이변이 없는 정책 결정을 내리면서 증시에 안도감을 제공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제 관세로 이동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효과는 단기적일 수 있다”며 “다가올 4월 초 상호관세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평가했다.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상호관세와 이후 예상되는 미국과 개별 국가간 관세 협상 결과가 미국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상호관세와 관련하여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를 의미하는 ‘지저분한 15(Dirty 15)’ 국가에 고율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상호관세율이 국가마다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에 베센트 장관이 상호관세에 관세, 비관세, 환율조작 및 각종 보조금 등이 고려될 것임을 밝힌 바 있어 ‘지저분한 15(Dirty 15)’에 어느 국가가 포함되고 국가별 개별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될지에 따라 증시와 경기와 미치는 영향은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역시 트럼프 관세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이며, 다음 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헌재 판결, 31일 공매도 재개라는 단기적인 수급 변동성 이벤트 등 국내 고유의 이벤트를 치러야 하는 내용 등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