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우크라, 24일 사우디 리야드서 만난다

2025-03-21 13:00:00 게재

전문가급 회담 진행

휴전협상 진전 주목

우크라이나 전쟁의 핵심 주체인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담을 갖고 휴전 및 흑해 안보 문제를 논의한다. 이번 협상은 미국의 중재 하에 진행되며, 실질적 휴전 합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보좌관은 21일 “24일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미·러 전문가급 회담이 열린다. 협의가 생산적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는 별도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과 회담을 먼저 가진 후 후속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협상이 진행된 뒤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이 이어질 것이다. 같은 주제를 두고 회담이 병행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협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을 포함한 휴전 조건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 대표단은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과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이 이끌 예정이다. 미국 측 대표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부분적 휴전안’ 논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8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및 흑해 해상에서의 군사행동 중단을 논의한 바 있다.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하며 부분적 휴전에 대한 원칙적 동의를 얻었다.

트럼프-푸틴 통화에서 논의된 내용은 ‘30일간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이 핵심이다. 그러나 세부 사항을 놓고선 당사국 간 이견이 드러났다. 미러 정상 통화 후 미국 측은 휴전 대상이 ‘에너지와 인프라’라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에너지 인프라’라고 표현해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인프라’ 범위를 두고 철도·도로·교량 등 민간 시설까지 포함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제기한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정보 지원 중단을 이번 회담에서 거듭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키이우 정권에 무기를 제공하면서 평화적 해결을 논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정보 공유를 지속하고,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 추가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는 2023년 7월 종료된 흑해곡물협정의 재개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해당 협정에서 자국의 곡물·비료 수출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협정을 탈퇴했으며, 이번 회담에서 다시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우리 조건이 지켜지지 않는 한 협정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미·러·우크라 3자 협의는 미국의 중재 하에 진행되며, 트럼프 행정부는 ‘근거리 셔틀외교’를 통해 양측을 중재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는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각각 별도의 공간에서 만나며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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