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산에서 목공예 체험, 중랑천서 카약·카누

2025-04-01 13:00:06 게재

야간 명소·지식 거리 더해 머무는 도시로

김광석문화제까지 “주민들 삶 풍요롭게”

“주말에 아이랑 함께 오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마감돼서 저부터 해보려고요. 소품으로 활용도도 높을 것 같고….” “의자는 언제쯤 만들까요? 아이용으로 쓰거나 주방 발받침으로 좋겠던데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천장산자락 ‘천장산목공예체험장’. 인근 회기동에 사는 40대 김남진씨를 비롯해 30대 서 모씨 등이 김남철 목공지도사 도움을 받아 나무쟁반 만들기에 한창이다. 편백나무 자투리를 모아 압축한 집성목을 활용해 조립 사포질 못박기 칠하기 과정을 거치면 당장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쟁반이 완성된다. 김 지도사가 “5월에는 나무 도마를 만들 예정”이라고 귀띔하자 참여한 주민들 모두 “일정이 확정되면 알려달라”고 반색했다.

◆어린이 체험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

1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올해 중점사업 네가지 중 하나로 ‘삶이 풍요로운 문화도시’를 내세웠다. 천장산에서 목공예 체험을 하고 중랑천에서 카약과 카누를 즐기는 등 ‘문화·여가 도시’를 만들어 주민들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구상이다. 빛의 거리와 지식의 거리 조성, 김광석문화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문을 열자마자 주민들 호응이 큰 천장산목공예체험장은 국립산림과학원 내에 자리잡고 있다. 연면적 245.57㎡인 2층 건물로 규모는 작지만 ‘똘똘하게’ 구성했다. 천장산자락길 시작 지점이라 1층에는 등산객과 방문객을 위한 화장실을, 나머지 공간에는 재단실 사무실 교육장 등을 배치했다. 구는 “도심 내에서 발생하는 목재를 이용해 수준별 대상별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며 “주민들에게 여가문화 활동 기회를 주고 목재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어린이들 목공예 체험을 돕고 있다. 사진 동대문구 제공

경력이 풍부한 목공예지도사가 생활 속 목공제품 만들기 체험과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정책과 연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한다. 유아·아동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공룡은 내 친구’ 등 9개 과정을 무료로 진행한다. 초·중등생은 가족과 함께 자동차 만들기 등 35종 체험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일반 성인용으로 쟁반이나 도마 등 7종 교육을 마련했고 목공지도사 3급 자격취득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초등생 이상은 체험비와 함께 재료비를 별도로 내야 하지만 주민들 호응은 크다. 회당 최대 6명까지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말 과정은 일찌감치 예약이 끝난다. 무엇보다 작품 소개부터 나무 소개, 나무 냄새 맡기, 공구 사용하기 등 꼼꼼한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김남철 지도사는 “90분 과정으로 소개돼 있는데 통상 2시간 가량 소요된다”며 “같은 목공예품이라도 단순 조립부터 전기 공구 사용까지 참가자 수준에 맞춰 다양하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목공예 체험은 탄소중립과도 연결된다. 도로와 산지 등에서 발생하는 목재 부산물을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구는 책꽂이 의자 모니터받침대 등 새활용 목공예품을 전시하는 동시에 나눔에도 활용해 목재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정원치유 요소를 접목한 체험도 더한다. 압화액자 텃밭상자 나무화분 화분받침대 등이다. 오는 6월 예정된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도 이들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수상스포츠로 청소년 정서 안정 도모 =

5월이면 이문동 중랑천 제5체육공원에서 카약과 카누 수상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다. 구는 서울시 ‘그레이트 한강’과 발맞춰 가칭 ‘디디엠(DDM)수상스포츠체험교육장’을 조성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강유역환경청에서 하천점용허가를 받았고 자연환경 안전성 검토와 사전 시험운행을 거쳤다. 구는 아동·청소년이 새로운 체험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얻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청량리역부터 신설동역 오거리를 잇는 왕산로에는 야간 명소를 조성한다. 구간별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조형물을 더해 아름다운 ‘동대문의 밤’을 보여줄 예정이다. 청량리동 카이스트 서울캠퍼스부터 제기동 고려대 앞 교차로는 ‘지식의 거리’로 재정비한다. 걷고 싶은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조형물을 설치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 축제에 더해 김광석문화제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문화적 자산을 남기고 싶다”며 “다양한 사업을 구상·실현해 삶이 풍요로운 도시 동대문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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