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 총선 | 여기가 승부처다 - 전북 전주을

"야당의원 10명 몫" "정권교체 교두보" "친노 하청정치 추방"

2016-04-04 10:58:47 게재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이 제대로 붙었다. 전형적인 '호각지세'(서로 조금도 낫고 못함이 없어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국)다. 잇따라 발표되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3명의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권자들은 "간만에 구경하는 재미가 생겼다"(선두영. 개인택시) "공천만 하면 '땡'이었는데 볼 만 하다"(조신영. 자영업)고 반긴다. 반면 후보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가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판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빙의 승부전이 4월 첫 주말을 지내면서 더 치열해졌다는 평가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도부가 잇따라 전북을 찾아 지원유세를 펼쳐 주목도가 한층 상승했다. 여기에 꾸준히 지지세를 유지해 온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는 '여당 역할론'으로 선거운동 방식의 변화를 꾀했다.

전북 전주을은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3당 후보들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선거구다. 이들은 각각 여당 역할론, 정권교체론, 야당세력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기호 순). 사진 연합뉴스 · 이명환 기자


◆정운천 "삼세판, 꼭 합격시켜 달라"=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는 3일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유세차에 실었던 함거(죄인을 실어나르던 수레)를 떼고 슈퍼맨 복장을 한 운동원들과 거리유세를 폈다. 그는 지난 2011년 LH공사 전북유치 실패 후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7일간 단식을 했다. 그는 "함거 속에서 절치부심 했던 심정을 바탕으로 새만금개발청과 기금운용본부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3일부터는 슈퍼맨을 주제로 선거운동을 방식을 바꿨다. 여당역할론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야당의원 열 몫 하는 참 일꾼이 돼서 국가예산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 후 지난 19대 총선(전주완산을)에서 35.79%를 얻었다. 정 의원측은 "골목 구석구석을 7년간 누볐고 그 어느 때보다 지지여론이 높다"면서 "오히려 여론조사에 밑바닥 민심이 제대로 반영이 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지역 한 일간지 편집국장은 "그간 오피니언 그룹에서 회자되던 '여당의원 역할론'이 유권자 저변으로 내려온 것 같다"면서 "새누리당 후보가 전주에서 평균 30%대의 지지율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평가했다.

◆최형재 "민생 챙기고, 정권 바꾸고"= 더민주 최형재 후보는 학생운동-환경운동-시민운동-제도권 정치인의 길을 걸어온 토박이 인사다. 더민주 후보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현역의원을 이기면서 제1야당의 후보가 됐다. 19대 총선 경선에서 분루를 삼킨 후 4년을 준비한 성과다. 그는 서민, 지역과 함께 하며 이른바 '야당 정체성'이 가장 맞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민생경제를 챙기기 위해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에선 드물게 '친노 후보'라는 점을 스스로 드러낸다. 당선에 급급해 신념까지 버릴 수는 없다는 의미다. 최 후보측 관계자는 "유권자의 뜻과 무관하게 자기들끼리 편을 나눠 싸우고 질시하는 것이 민심의 외면을 받은 것"이라며 "평생을 서민과 함께 해 온 최 후보의 '서민우선-상식의 정치'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이후 당 조직 분열이 우려됐으나 지방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거캠프에 속속 합류하고 있고,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지지층 결집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탁소를 하는 김 모(50.삼천3동)씨는 "기왕 표 주는 거 정권을 바꿀 수 있는 당한테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세환 "패권정당서 전주 탈환" =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는 18대 (전주완산을) 의원을 지낸 후 19대에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무기력한 호남정치를 재구성해야 한다'며 신당창당 운동을 벌였고, 국민의당에 합류해 자신의 옛 지역구에 돌아왔다.

장후보는 '전주의 화려한 명성 부활'을 내세웠다. 호남정치 복원을 외치는 국민의당의 지역컨셉인 셈이다.

그는 "전주는 백제와 조선을 품은 역사문화 관광도시이자 모악산, 삼천, 전주천을 품은 친환경 생태도시로서, 우리 아들과 딸들이 다시 돌아와 살고 싶은 행복지수 100% 명품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며 "전주·완주를 통합하는 인구 100만 도시로 만들고, 공공기관 및 지역기업들의 지역 인재 채용비율을 상향 의무화하는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전주병에 출마한 정동영, 전주갑의 김광수 후보와 함께 '친노 하청정치 청산'을 외치고 있다. 그는 "친노 정치인들의 반호남 정서가 전북발전을 더디게 했다"면서 "전북정치의 본령을 되찾아 잃어버린 4년을 회복하고, 전북정치권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유권자 과반 육박 5060세대 선택은 = 지금까지 드러난 판세는 누구도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월4일 발표된 매경·MBN·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 26.3%, 더민주 최형재 후보 28.0%,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 27.6%(없음·잘모름 14.5%.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참조)를 기록했다. 50~60대이상 장년층의 지지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북권 유권자 151만9000여명 가운데 50~60대 이상 유권자는 49.5%에 달한다. 기존 투표에서 투표율 또한 20~30대를 압도하기 때문에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주을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뉴스1. 4월1일 보도, 조선일보. 3월31일 보도.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참조)에서 최형재 더민주 후보가 20~40대에서 우위를 보인 반면, 60대 이상에선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와 장세환 국민의당 후보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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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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