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 총선 | 여기가 승부처다 - 경기 성남분당을

새누리당, 천당 아래 분당? … 여권후보 분열이 변수

2016-04-06 11:21:29 게재

여 후보, 법조타운 유치 공약 … 야·무소속 후보는 "보호관찰소는 안된다" 협공 나서

전통적으로 여당의 초강세 지역인 경기 성남분당을 지역이 총선을 1주일 앞두고 뜨거워지고 있다.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임태희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여권표가 분산되면서 야당 후보가 싸워볼만한 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는 가운데, 19대 총선에서 43%를 득표해 저력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와 무소속 임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경기도 성남 분당을 선거구는 현역인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왼쪽)에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가운데)와 무소속 임태희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 연합뉴스 전하진 임태희 후보 캠프


◆공약을 둘러싼 뜨거운 공방전 = 이번 선거에서 이 지역 후보자들간에 공약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공방의 중심에는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가 있다. 전 후보가 내놓은 '분당법조타운' 조성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후보는 구미동에 10년째 방치되고 있는 법조단지에 현재 구도심에 있는 성남지법·지원(법원·검찰)과 보호관찰소를 이전해 오리역 주변 상가를 활성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를 둘러싸고 전 후보가 제안한 '끝장토론'을 김 후보가 수용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김 후보는 "구미동 법조단지 인근에 학교들이 몰려 있는 만큼 '보호관찰소 이전을 전제로 한 법조타운' 조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무소속 임 후보도 "과거 보호관찰소 미금역 이전 추진을 막은 바 있다"며 "전 후보의 보호관찰소 구미동 유치를 저지하겠다"며 쟁점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후보측은 "끝장토론을 제안한지 이미 10여일이 지났는데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까 뒤늦게 토론에 응한 것 같다"며 "선거법상 선거운동기간에는 특정후보들만의 토론회가 불가능한 만큼 선관위 주관 토론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보호관찰소 유치를 반대한다면서 서울대 의대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서울대 분당병원과 헬스케어 혁신파크 사이에 있는 공원부지와 녹지공간에 서울대 의과대학을 유치하겠다"며 "서울대 의대를 유치하면 분당은 교육명품 주거도시로 새롭게 변모할 것"이라고 했다.

임 후보는 '스카이 분당'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임 후보측은 "경부고속도로와 수서고속도로, 23번 지방도가 지나는 정자동과 금곡동 구간 상층부에 '스카이 분당'을 조성해 문화와 예술, 스포츠, 레저 등의 콘텐츠를 갖춘 복합단지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여권표 분산으로 야당후보 어부지리 얻나 = 전통적으로 이 지역은 여권 성향 후보가 계속 당선됐다. 이번에 무소속으로 나온 임 후보가 16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한 지역이다. 임 후보는 특히 2008년 18대 총선 때 71%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될 정도로 여권성향이 강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 4월 재보선에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이 곳에서 당선되면서 이변이 일어났다. 새누리당에는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불릴 정도로 텃밭이었지만 이러한 공식이 깨진 것이다. 실제로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이번에 나온 김 후보는 43.1%를 얻어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52.6%)와의 격차를 한자릿수로 좁히는 선전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의 승패는 결국 무소속 임 후보가 여권성향 표를 얼마나 잠식하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여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기는 하지만 고학력층과 중산층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적 특성상 야권성향의 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젊은층이 잡히지 않고 있어 5%p 정도의 추가적인 득표요인이 있다"면서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가운데서도 막판에 당선 가능한 저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30%대 지지율로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거가 과열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김 후보나 임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20% 초반대에 일주일째 묶여있는데 야당과 무소속 후보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임 후보측 관계자는 "새누리당 예비후보 당시 전 후보보다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선 경쟁력을 보였는데 계파의 사천에 희생양이 됐다는 유권자들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3선 국회의원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한 안정감을 바탕으로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결과 따라 당내 구도도 영향 =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각 당의 당내 구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 후보가 무난히 당선되면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후보나 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이다. 특히 임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에서 무리하게 공천을 강행한 친박계가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가 4선 국회의원으로 원내에 진입하면 당내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임 후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누리당에서 낙천한 후보를 중심으로 사실상 무소속연대를 구성해 움직이고 있다. 당내 비박 세력의 새로운 구심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 후보의 당선도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지역이 더 이상 여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 진다. 적진에서 살아온 김 후보의 위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제2의 손학규'를 내건 것도 2011년 재보선 당시 이른바 '분당대첩'을 완성하자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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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곽태영 ·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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