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 총선 | 여기가 승부처다, 경기 수원갑

60석 걸린 경기도에서 최대 승부처 … 여야, 치열한 격돌

2016-03-31 11:40:28 게재

박종희-이찬열, 8년 만에 3선고지 놓고 재대결

'인덕원-수원선'이 최대 쟁점 … 국민의당 변수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31일 부터 시작됐다. 전국 253개 선거구에서 모두 942명이 출마해 다음달 13일 자정까지 치열한 선거운동을 벌인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 박근혜정부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2017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의 기틀을 다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집권여당의 과반의석을 저지해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당은 또 이번 총선이후 내년 대선까지 펼쳐질 야권재편의 주도권 경쟁도 한창이다.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여야, 야야간 격전지를 돌아봤다. 총선취재팀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갑 선거구 전·현직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종희 새누리당 후보와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선 고지를 놓고 8년 만에 재대결한다. 여기에 김재귀 국민의당 후보가 두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3명의 후보들 모두 자신이 지역 최대 현안인 '인덕원~수원(동탄) 복선전철'의 조기착공을 이뤄낼 적임자라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선거 초반부터 치열한 각축전 = 박종희 후보는 16·18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지만 2009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반면 18대 총선에서 박 후보에 패했던 이찬열 후보는 2009년 10월 재·보선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뒤 재선에 성공했다. 18대에 이어 두 번째 대결인 이번 총선을 통해 두 후보 모두 3선 고지에 도전한다.

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18대 총선에서 박 후보가 58.84%를 득표해 38.20%를 얻은 이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51.62%를 얻어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43.50%)를 여유 있게 제치고 재선했다. 역대 선거결과로 볼 때 연이어 3선에 도전하는 이 후보와 명예회복에 나선 박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가 34.6%의 지지율로 박 후보(32.5%)에 2.1%p 앞섰다. 김재귀 후보는 7.8%였다. 앞서 경인일보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케이엠조사연구소)에서는 박 후보가 29.9%로, 이 후보(28.1%)에 1.8%p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성균관대가 있는 율전동이 수원을 선거구로 분리됐고 1여 2야 구도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며 "지역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친근한 후보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측 관계자는 "초반 판세는 빅빙이지만 여당의 3선 국회의원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승리를 점쳤다.


◆"인덕원-수원선 개통, 내가 적임자" = 수원갑 선거에 나선 세 후보 모두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완공'을 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는다. 박종희 후보는 30일 선대위 발대식을 열고 "지지부진한 신수원선과 신분당선 사업을 조기 착공시켜 북수원 지하철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측은 "이 후보가 현역의원으로 수원복선전철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하지만 예정대로라면 지금 설계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 기본계획조차 고시되지 않고 있다"며 "예산 문제로 현재 사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사업은 3조 가까운 국가예산이 드는데 초선이나 야당 의원이 제대로 추진할 수 있겠나"라며 "힘 있는 여당 3선만이 확실히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찬열 후보는 박 후보가 사실을 왜곡해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측은 "지난해 12월 기재부가 변경된 노선과 추가역에 대해 타당성재조사를 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측이 의견서를 국토부에 이미 제출했으며,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기본설계예산 70억원을 배정해 현재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교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이 사업은 안양의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 의왕과천 안상수 전 의원 등 여야 후보들이 협력해 이뤄낸 성과인데 박 후보가 사실을 왜곡,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며 "여당 의원이 못했던 일을 야당 재선의원이 성사시킨 만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재귀 국민의당 후보측은 "새누리와 더민주 후보들이 지키지도 못할 선심성 공약과 치적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철도 및 교통 전문가들과 상의해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문제를 비롯해 KTX 수원역 출발, 신분당선 2단계 사업 등을 신중히 검토해 실질적인 장안구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유권자의 선택만 남았다 = 하지만 수원갑 선거구의 상당수 유권자들은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여야 정치권의 모습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원 장안구 파장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유권자는 "여야 모두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안다. 뽑고 싶은 사람이 없다"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표했다.

정자동에 사는 이 모씨(51)는 "새누리당 박종희 후보는 당 공천관리위원으로 인지도를 높이긴 했지만 그동안 공백이 커서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아직 고민중이지만 정당, 그 다음 인물보고 꼭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수원갑 선거구.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았다.

◆선거결과 따라 여야 각당에도 파장 = 이 곳은 여야 중앙당에서도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늠하는 승부처로 보고 있다. 여야가 워낙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곳인 데다 박 후보와 이 후보가 각 당에서 갖는 위치 때문이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내 대표적 친박계 인사로 공천관리위원으로 참여해 공천을 주도했다. 따라서 박 후보의 당락이 새누리당내 계파간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후보도 더민주 안에서 대표적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 인사로 분류돼 선거결과에 따라 손 전 대표의 입지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손 전 대표는 30일 오후 정계를 은퇴한 후 사실상 2년만에 처음으로 정치적 행보를 이 후보 사무실에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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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곽태영 백만호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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