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 총선 | 여기가 승부처다 - 경남 창원성산구

문재인까지 나선 야권 단일화 바람 … 추격하는 새누리

2016-04-11 11:30:39 게재

경남 창원성산구는 흔히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17~18대 총선에서 각각 49.8%, 48.2%를 얻어 두 차례 당선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과 야권단일후보 맞대결 결과였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창원성산에 출마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는 49%의 득표로 야권단일화에 실패한 야권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선됐다.

이번에는 다시 강기윤 의원과 더민주당과 후보를 단일화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 당 이재환 후보는 2강 구도속에 고전하고 있지만 그의 득표력이 일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 후보가 노 후보측이 사용한 현수막에 적힌 '야권단일후보'라는 문구를 문제삼은 것도 이 문제가 표심에 가장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성산은 여야가 오차범위 안팎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4일 토박이임을 앞세운 강기윤 후보가 김무성 대표의 지원유세를 받으며 연설하고 있다(왼쪽). 5일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노회찬 정의당후보를 지지방문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강 "토박이" vs 노 "노동자 대변" = 총선전 마지막 휴일인 9일과 10일 강 후보와 노 후보는 상남시장을 비롯한 창원 성산구 일대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강 후보측은 노 후보를 겨냥해 '철새정치인'이라며 일제히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자신이 창원토박이 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창원성산은 '진보정치 1번지'가 아니라 '근로자·시민중심 정치 1번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동자에게 불리한 법안이 상정되면 당론도 거부하겠다"며 선거구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로자 표심을 자극했다.

강 후보는 "저는 투쟁 언어, 감언이설을 잘 못한다. 진보정치 1번지 1번지 하는데 지난 8년간 맡긴 결과 어떤 성과가 있었고 창원 성산 주민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기윤이 세기는 센가 보다. 네 사람이나 나와서 저를 상대하려 한다. 짬뽕이 맛있긴 한데, 정치는 짬뽕을 하면 안 된다"며 노 후보 측의 단일화 연대를 평가절하했다.

노 후보측은 야권 주요인사들(국민의당 제외)의 지원을 받은 단일후보임을 내세웠다. 그는 자신을 줄곧 노동자를 대변한 '한우물' 후보로 강조한 반면 강 후보는 표를 얻으려 '친 노동자'인 척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대세는 기울고 있다"며 "강기윤 후보가 손쉬운 해고를 척결하겠다고 하는데, 지난 2월 손쉬운 해고 법안에 찬성해놓고 단 한 번의 문제 지적도 안 했으면서 어떻게 손쉬운 해고를 척결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노 후보 측은 민주노총 단일화 경선에서 경쟁했던 손석형 민주노총 지도위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화 경선 후보였던 허성무 더민주 창원 성산위원장에 더해 권영길 전 의원까지 대동해 지지를 호소했다. 권 전 의원은 "창원뿐만 아니고 부산과 광주에서 노회찬 쟁탈전이 벌어졌는데 우리 창원에 온 것"이라며 "제가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노회찬이 똑바로 하게 하겠다"고 지지 연설을 했다.

이재환 후보는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중앙당 비례대표 후보들로 구성된 '국민편 일당백 유세단'과 합동 유세를 하는 등 막판 추격에 나섰다.


◆여론조사 결과 노회찬 오차범위 안팎 우세 = 경남의 뜨거운 이슈였던 무상급식 문제도 쟁점 중 하나다. 노 후보는 창원출마를 하자마자 '홍준표 방지법'을 만들겠다고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선거판으로 끌어들였다. 홍 지사가 중단시킨 무상급식 책임론을 부각시켜 학부모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강 후보 역시 새누리당 소속이지만 정부가 책임지는 무상급식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무상급식 파동을 해결하기 위해 물밑으로 기울인 자신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노 후보가 창원에 있지도 않았다는 점도 비판했다.

이제까지의 여론조사결과는 노회찬 후보가 지속적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에 있고 당선가능성을 물은 질문에서는 거의 초박빙이어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창원 성산의 혼전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5일과 6일 MB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강기윤 후보 33.9%, 이재환 후보 5.7%, 노회찬 후보 43.2%로 조사됐다. 그런데 서울경제 의뢰로 역시 리얼미터가 5∼6일 이틀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강기윤 후보 38.5%, 이재환 후보 6.7%, 노회찬 후보 40.5%였다.

같은 여론조사기관에서 같은 기간에 여론조사를 진행했지만 그 결과는 달랐다. 다만 서울경제 여론조사는 유선 ARS(62%), 유선전화 면접(23%), 스마트폰 앱 조사(15%)가 혼재된 것이었고, MBN 의뢰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면접 100%로 진행됐다. 경남신문이 지난 4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오히려 강기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양측 "결과 장담할 수 없다" = 양측은 판세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강 후보측이 노 후보를 서울에서 갑자기 찾아온 이방인으로 몰아세우고 보수층의 위기심리를 자극하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노 후보의 더민주-정의당 단일화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누가 진정 창원 성산을 위한 일꾼이 될 수 있겠느냐는 데 방점을 찍으며 남은 기간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노 후보측은 상호비난전을 애써 외면하고 '물가, 생활임금'과 같은 정책문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노 후보측은 새누리당 지지세에 기반을 둔 막판 세 결집 가능성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진보정치 복원과 새누리당 독점 구조를 깨트려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 후보측은 새누리당 전통적 지지층과 창원 토박이, 민주노총 등 강성노동운동에 비판적인 한국노총 산하 근로자층 등 지지세를 결집하면 야권바람을 잠재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 후보측은 노 후보의 전국적 명망성을 바탕으로 야권단일화로 올린 기세를 확대하고 생활고 등으로 현 정부에 실망한 중도층과 야권지지층, 노동조합의 조직적 지원 등을 통해 재탈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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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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