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4·13 총선 | 여기가 승부처다 - 대구 수성갑

당선되면 모두 대선주자 … 새누리당이냐 , 험지도전 인물이냐

2016-04-07 11:33:53 게재

최근 4·13 총선을 앞두고 대구사람들이 외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김부겸은요?"이다.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지를 묻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구사람들은 난감해 한다. 그리고 대부분 '될 것 같은데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이다.

인물을 봐서는 김부겸 후보가 당선되어야 하지만 소속 정당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유권자들이 고민할 것이라는 얘기다. 약 30년동안 보수정당만 찍어온 대구표심이 이번 총선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항상 앞서는 것으로 나오지만 김부겸 후보가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 김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수성갑에 출마해 40.4%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는 40.3%을 얻었다. 당시 수성갑에서는 50.1%를 얻어, 46.8%를 얻은 권영진 현 시장에게 앞섰다.

대구 수성갑구에선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경쟁을 펼친다. 두 후보 모두 이번에 당선되면 대선 주자로 거론될 수 있는 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 새누리당·더민주 제공


▲김문수, "믿을 곳은 새누리당뿐" =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역전시키지 못한 새누리당 김문수(64) 후보는 몸이 달았다. 김 후보는 6일 오후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종료일까지 매일 100번의 절을 하고 유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이 오만에 빠져 국민들에게 상처를 드렸다. 김문수부터 종아리 걷고 회초리를 맞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대구경북 공동선대위원장이고 대구 11명의 새누리당 후보 맏형격인 김 후보는 "새누리당이 공천 과정에서 대구민심을 무시했다"며 "여러가지 합당치 못한 부분이 있어 시민들에게 백번 절을 하면서 사죄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두류공원 대구문화예술회관앞에서 '진박' 좌장 최경환 중앙당 대구경북권선대위원장, 새누리당 후보 11명과 함께 사죄의 무릎도 꿇었다.

새누리당의 '사죄 퍼포먼스'는 2년만에 다시 등장했다. 투표일 7일전에 읍소모드로 전환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투표일 2일전에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와 새누리당 의원은 수성구 신매동 광장에서 대시민사죄문을 발표하고 길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 약진을 차단하기 위한 응급조치였다.

김 후보는 최근 '김문수는 다릅니다'에서 '발목 잡는 야당? 일잘하는 1 김문수'로 선거슬로건도 바꿨다.

김 후보측 관계자는 "선거를 시작하면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어 열세인 것은 분명하다"며 "막판 새누리당 전통지지세력의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지역공약은 남부권 신공항 적극 추진, 범안삼거리-황금네거리 도로개통, 대구 수학문학관, 일자리 2만개 창출 등이다.


▲김부겸 "이번엔 한번 써줘야지요"= 김부겸(58) 후보는 수성구 골목골목을 손금보듯이 훤하게 안다. 4년동안 수도 없이 돌아다녔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수성갑에서 과반이상의 득표(50.1%)를 하고도 졌다. 김 후보는 "두번의 실패는 대구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김후보는 '사람은 좋은데 당이 파이다'(좋지않다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 '내가 꼭 찍으려고 했는데 막상 투표소에 들어가니 나도 모르게 1번에 찍어버렸네. 미안하네'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김부겸 후보는 6일에도 50곳의 지역구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벼 이른바 '벽치기' 유세를 했다. 벽치기 유세는 김 후보가 아파트나 주택의 벽을 보며 나홀로 유세를 하는 형식이다. 이날 오후 4시께 단독주택 밀집 지역인 수성구 만촌 3동 벽치기 유세에서 김 후보는 " 30년 이상 조건없이 찍어온 새누리당이 해준 게 뭐 있냐. 전국 최하위 경제수준, 전국 최고의 청년실업률을 자녀들에게 또 물려줘야 하느냐. 이제 찍어줄 만큼 했다. 12명의 국회의원중 야당 1명 당선시켜주면 대구가 바뀌고대구시민들도 대접받고 살게된다"고 역설했다. 유권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주택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드는 주부 자주 눈에 띄었고 '김부겸'을 연호하는 팬들도 많았다. 퇴근길에 유세중인 김부겸 후보에게 악수를 청한 김연숙(50)주부는 "당보다 사람과 유세방식 등을 보고 두번이나 김 후보를 찍었고 이번에도 딸과 함께 찍겠다. 주변 이웃들 중에서 이번에는 당보다 사람보고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일하고 싶습니다'에서 '대구의 아들딸을 위해 일하겠습니다'로 슬로건을 바꾼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돼도 대구사람, 낙선해도 대구사람"이라며 "대구사람과 함께 자식키우고 나이 들어갈 것이고 대구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역공약으로 남부권 신공항건설과 연계한 영호남동서광역철도망사업, 국립한국문학관, 어르신전용 영상미디어센터 설립등을 약속했다.

▲닮은 듯 다른 인생 = 양 김 후보는 너무나 닮은 듯 다른 인생을 살아왔다. 시골(경북 영천과 상주) 출신으로 공부를 잘해 경북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쳐 정계에 진출했고 경기도에서 3선의원을 역임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을 넘나든 경험도 비슷하다.

7일 현재까지는 김부겸 후보의 승리가 조심스럽게 점쳐 진다. 올해초부터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공시된 각종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 한번도 지지 않았다. 최소 7%p에서 최대 21.8%p 차이가 나고 있다.

영남대 김태일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성갑 선거와 관련 "김문수·김부겸 중에서 승자는 바로 대선주자급 정치지도자로 올라 설 수 있고 패자는정치생명이 끝 날 수 있는 위기에 몰리게 된다"며 "다만 김부겸 후보는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몸을 던진 정치적 명분 때문에 다른 가치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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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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