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후 영리목적 변호사 안한다"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맥쿼리 주식 투자 후회"
이기택(56) 대법관 후보자가 맥쿼리 주식으로 2억원의 이익을 본 것과 20억 가까운 재산이 있으면서 자녀 학자금 무이자 대출을 받은 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그 당시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히 대출조건에 맞는다는 생각만으로 했는데, 지금 몹시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009년 외국계 펀드 맥쿼리인프라 주식에 4억원을 투자해 4년 뒤 전량 매각할 때까지 2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투기자본, 특혜자본인 맥쿼리에 투자해 2억 원 넘게 시세차익을 얻었다"며 "소수약자가 눈에 들어오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19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이 후보자가 2009~2012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4000여만 원의 학자금을 무이자 대출받은 것도 공분을 일으켰다.
청문회에선 이외에도 전관예우, 병역 면제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이 후보자는 전관예우와 관련, 대법관 퇴임 뒤 영리 목적의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자는 "공직생활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국가로부터 받았던 것을 되돌려주는 공익적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요구한 변호사 개업 포기 서약서 작성 문제에 대해서는 "공무원으로서 국가기관과 무관한 다른 단체에 그런 것을 서면으로 서약하는 건 정당치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고도근시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병사용 진단서를 제출했지만, 자료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상고법원 설치와 대법관 다양화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된다면 대법관 14명 중 13명인 93%가 판사 출신이 되고, 12명 86%가 서울대 출신, 12명 86%가 남성"이라며 대법관 다양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출신, 경력도 의미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법적 가치관, 인생관을 통해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재판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상고법원 설치에 대해 현재로서는 '대안'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야당 인사청문위원들은 이 후보자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지만 뚜렷한 흠결을 확인하지 못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8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이후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