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섬에서 찜통더위 식히고 가세요

2016-07-26 10:21:21 게재

동작구 '그늘막 쉼터'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서울 동작구가 교통섬과 횡단보도 버스정류장 등 뙤약볕에 노출된 거리 곳곳에 '그늘막 쉼터'를 설치해 눈길을 끈다. 동작구는 일찌감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달 중순부터 노량진역 앞 횡단보도 등 34곳에 그늘막 쉼터를 설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동작구가 횡단보도 등 그늘이 없는 거리 곳곳에 간이 쉼터를 설치했다. 주민들이 그늘막 쉼터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다. 사진 동작구 제공

그늘막 쉼터는 횡단보도처럼 일정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아무런 가림막이 없어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지역에 설치했다. 7월과 8월 두달간 폭염으로 인한 일사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고안했다. 동주민센터에서 마을 행사나 체육대회가 있을 때 사용하는 대형 천막을 잠깐 빌렸다. 올해는 천막과 함께 견고하고 안정성이 뛰어난 몽골텐트도 20개 설치한다.

동작구는 특히 지난해 육교가 철거되면서 생긴 노량진역 앞 횡단보도 등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지역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등 하루 이용자만 1600명이 넘는다. 인천 계양구에서 고시촌까지 매일 오가는 서 모(36)씨는 "한낮에는 신호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며 "단지 천막 하나가 생겼을 뿐인데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상도동에 사는 주민 김점순(70)씨도 "수억원씩 돈을 들이고도 정작 주민들은 어디다 썼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천막 하나에 여러 사람이 시원해지니 얼마나 좋냐"고 반문했다.

그늘막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책도 마련했다. 태풍이나 폭우때는 잠시 그늘막을 철거했다가 다시 설치하도록 했고 하루 2회 이상 순찰도 의무화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 배상보험에도 가입했다. 구는 그늘막 쉼터 외에 9월 말까지 각 동주민센터와 경로당 복지관 등에 무더위 쉼터 158개를 운영한다. 특히 27곳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9시까지 문을 연다. 정정숙 자치행정과장은 "매년 장마나 폭염 시기가 다른데 그늘막 쉼터는 변화하는 기상상황에 맞게 설치·해체할 수 있다"며 "주민들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발 빠르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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