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독대에 쏠리는 눈…김 여사 논란 ‘해결책’ 나올까
21일 만남 유력 … 여권 투톱, 극적 화해냐 평행선 확인이냐 관심
이번에도 ‘빈 손’이면 공멸 위기감 … “김 여사 늪 빠져나와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쯤 만날 예정이다. 여권 투톱 간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성사된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이번에도 두 사람의 인식 차만 확인하고 끝났다가는 공멸이라는 위기감이 크지만 과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최근 정국의 블랙홀로 부상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내느냐가 성과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텐데 과연 답이 나오겠느냐는 것이다.
18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은 21일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면서 “최종적인 일정과 형식 등에 대한 결정은 대통령께서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독대에서 핵심 의제는 김 여사 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10.16 재보선 다음날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며 내놓은 3대 요구(①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②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③의혹 규명 절차 적극 협조)는 모두 김 여사 관련 내용이었다.
이번 독대에서 김 여사 건이 핵심 의제가 되리라는 데 대해선 정치권 전망도 비슷하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영부인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도, 제가 정치생활 21년차이지만 처음 본다”면서 “한 대표가 담판을 지으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늪에 빠져서 계속 김 여사 얘기만 하고 있다. 매듭을 지어야 한다”면서 “독대를 앞두고 대통령에게 요청드리고 있는 것이다. 나름의 해법을 내달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성과다. 한 대표가 3대 요구안을 낸 후 대통령실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특히 10.16 재보선에서 한 대표가 보수 텃밭을 지켜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대통령실의 선거 후 메시지는 ‘4대 개혁 완수’였다. 대통령실은 17일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개혁 방안을 흔들림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 부족한 부분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바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거 관련 메시지라기보다는 국정 운영 메시지로 보이는 이 메시지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잘 해서 이겼든 말든 국정운영 기조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이뤄지더라도 여당 쪽에서 바라는 정도의 큰 폭의 쇄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예고편’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17일 강원도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를 찾은 윤 대통령은 4대 개혁 완수를 재차 강조했다. 같은 시간 대통령실에선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정당성을 1시간 이상 설명하기도 했다.
여당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도 여당 대표와 만나는데 아무 것도 내놓지 않는다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적당히 타협된 해결책을 내놓을 경우 국민들 눈에 찰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요구가 명확한 상황에서 면담 성과를 좌우하는 건 결국 윤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한동훈계 한 인사는 “한 대표의 방식이 좀 거칠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방향은 맞지 않냐”면서 “당분간 두 사람의 기싸움이 계속되겠지만 국민의 여론이 한 쪽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하면 대통령도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