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소도 복지 도우미

2016-08-30 10:15:46 게재

동작구 5개 업체와 협약

서울 동작구 사당5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 모 공인중개사. 급하게 싼 월세집을 구하기 위해 업소를 방문한 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다 사위가 사업에 실패,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사정을 알게 됐다. 이씨는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에 사정을 전했고 사례회의를 통해 할머니 가정은 쌀 10㎏과 함께 의료비와 지원을 받게 됐다.

동작구 부동산 업소가 복지 도우미로 거듭나고 있다. 동작구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전면 시행에 맞춰 공인중개사 사무소와 '마을복지중개소' 협약을 맺었다고 30일 밝혔다.

중개소는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나 우리동네 주무관과 연계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위기가구를 발굴한다. 지난달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연계한 할머니만 해도 15년째 연락이 끊긴 아들 2명 때문에 수급자 신청을 못하고 있었는데 '부양의무자 미부양 부양거부확인서'를 신청, 맞춤형 급여지원을 받게 됐다. 구 관계자는 "할머니는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었지만 도움받을 길이 없어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며 "직접 찾아와 도움을 주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사당5동에서 복지 도우미로 합류하기로 한 중개업소는 모두 5곳. 박준채 구룡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데 사명감을 느낀다"며 "중개소를 찾는 고객들에게 더 큰 관심을 갖고 위기가구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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