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률 높여야 저출산 극복"
고용불안도 결혼기피 원인
안정적·적정임금 제공해야
출산율을 높이려면 혼인율부터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 청년에게 '안정적이고 적정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저출산과 청년 일자리' 이슈페이퍼에 게재된 '20~30대 청년의 혼인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석한 결과, 남성노동자 임금 상위 10%(10분위)의 기혼자 비율은 82.5%로 하위 10%(1분위) 6.9%보다 1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분위도 49%로 절반에 못 미쳤다. 임금수준이 높을수록 기혼자 비율도 계단식으로 올라갔다.
또한 정규직 남성 노동자의 기혼자 비율이 비정규직보다 1.83배 높았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남성 고용주의 기혼율이 7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영업자 63.6%, 정규직 53.1% 순이었다. 비정규직은 28.9%로 뚝 떨어졌다. 실업자는 11.6%, 비경제활동인구는 4.7%에 그쳤다.
여성의 경우엔 임금을 많거나 적을수록 기혼율이 높았다. 여성노동자는 임금 10분위 기혼자 비율이 76.7%로 가장 높았고 이어 9분위(68.1%), 8분위(68.1%) 순이었다. 그다음은 2분위(43.3%), 1분위(42.1%)로 나타났다. 4분위가 28.1%로 가장 낮았다.
고용형태별 기혼율은 무급가족 종사자가 77.4%로 가장 높았고, 고용주(71.5%), 비경제활동인구(61.5%), 자영자(53.0%), 비정규직(39.8%), 정규직(37.3%) 순으로 나타났다. 실업자가 12.7%로 가장 낮았다.
여성이 남성과 다른 특징을 보이는 것에 대해 김 선임연구원은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된 체제에서 일과 생활의 양립이 어려워 기혼여성의 상당수가 자녀출산 및 양육기에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기혼여성의 노동시장에서의 지위가 가계 보조적 형태를 띠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제3차 저출산 대책이 청년고용 활성화를 통한 혼인율 제고에 주목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정책수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안정된 적정임금 일자리'를 청년에게 제공하지 못하면 저출산 정책은 실효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보여주기식 저출산 탁상 정책] 저녁이 없는 삶으로 출산율 높이기 어렵다
▶ 난임지원사업 '헛발질' … 고비용저효율
▶ 맞춤형 아이돌봄, 시장 반응은 '싸늘'
▶ 실적내기 '급급', 무늬만 가족친화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