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학원가에 건강·안전을 더하다

2017-01-02 11:34:14 게재

동작구 마음건강 챙기고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몰려있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젊은이들 활기가 가득해야 할 거리가 세계적 경제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우울한 청춘'을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2011~2015년 동작구가 수험생 87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참가자 절반 이상(54%)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동작구는 수험생들을 괴롭히는 우울증 스트레스 흡연 등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 적극 개입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3월 개원한 동작구 마음건강센터가 선두에 섰다. 128회 심리검사를 진행하고 876명에게는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 증상이 심각한 11명은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연계해 지속 관리 중이다. 마음건강센터에서 실시한 '마음건강코칭'에 따르면 수험생 80%가 불안 무기력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 40%는 심리상담 서비스를 요구했다. 구는 동주민센터와 교회 등에서 수험생을 만나 총 157건 심리검사와 상담을 무료로 진행했다.

흡연은 금연클리닉 담당. 구는 학원가 주요 거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매주 목요일 체내 일산화탄소 측정부터 금연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등록자 57명 가운데 36명이 3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음건강 챙기기와 함께 지역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수험가가 위치한 노량진1동을 '안전마을'로 바꾸는 중이다.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서울시 평균 10%를 크게 웃도는 34%에 달해 성범죄 등이 많다고 판단, 범죄예방디자인을 도입해 골목길에 반사경과 생활안전표지판을 설치했다.

지역사회 노력은 외부에서 인정받았다. 동작구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주관한 '2016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최우수구, 서울시 공동협력사업 '함께 만들고 누리는 건강서울' 평가에서 수상구로 뽑히는 쾌거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역 주민과 청년들 요구를 바탕으로 노량진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했다"며 "누구나 안심하고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학원가를 만들어 노량진을 우울한 청춘 공간이 아닌 희망의 증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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