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제항공·열차·선박운항 중단
개성사무소 가동 중단
평양시민 마스크
보건성 "강력 예방조치"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차단을 위해 31일부터 국외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항공, 열차, 선박편의 운항을 중단한다. 국제사회와 연결하는 모든 운송통로를 폐쇄하는 고강도 조치다.
북한은 또 30일 남측과 협의를 거쳐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운영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지난 28일 국가비상 방역체계를 선포한 북한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30일 전국에 비상방역지휘부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1면에 전했을 정도다. 또 평양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목격되는 등 우한 폐렴 차단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영국 외교부는 30일 갱신한 '북한 여행 주의보'를 통해, 북한이 31일부터 북한과 중국을 잇는 모든 항공과 열차노선의 운행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1일 전했다. 평양주재 인도대사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31일부터 항공기와 열차운행이 잠정 중단될 것이라면서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마지막 항공기가 2월 1일 운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국제 교통수단이 운영되는 통로는 국경을 접한 중국과 러시아다. 고려항공이 평양과 중국 베이징, 랴오닝성, 선양 등을 오가는 왕복 항공노선을 운영하고, 국제열차는 중국과 접경인 단둥, 베이징을 거치는 노선과 나진-하산 철로를 이용해 러시아까지 오가는 노선이 있다.
북한은 이미 22일부터 중국 여행객의 입국을 막았고, 고려항공은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과 자국민의 베이징발 평양행 탑승을 금지했다.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던 '에어차이나' 운항이 당분간 취소됐고 북한 내 외국인의 중국 여행도 잠정 금지된 바 있다.
여기에 남북 양측은 30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남북 통로도 일단 봉쇄하자는 뜻이다. 이에 따라 개성 연락사무소에 체류하던 남측 인력 58명(당국자 17명·지원인력 41명)은 이날 오후 7시경 남쪽으로 복귀했다.
북한이 항공, 육로, 해상 등 외부와의 연결통로를 모두 폐쇄하는 고강도 조치에 나선 것은 당국이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의료 인프라가 취약해 바이러스가 한번 유입돼 번지면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우리나라와 인접하고 있는 중국의 단동시와 남조선에도 이 비루스(바이러스)가 퍼져 그 위험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나타난 상황은 발병 초기에 비상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치명적이고 파국적인 재난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도 우한 폐렴 차단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김동건 북한 보건성 국장은 APTV에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예방조치를 취했다"면서 "방역본부가 국경과 항만, 공항에서의 검역을 강화하고 있으며 보건 관계자들도 의심 환자를 찾거나 격리하는 등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평양 거리의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평양 병원의 의료진들은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을 비롯해 감영자가 나온 다른 나라들에 대한 뉴스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설 연휴 이전에 현지주재 대사관이나 관광 운영자들에게 북한으로의 여행통제 및 검역강화 계획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으로의 모든 관광은 사실상 중단됐으며 북한으로 들어가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는 여행자들은 약 한달간의 검역기간을 예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북한에서의 우한 폐렴 감염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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