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커들 '코로나 괴담'과 싸운다
30여개국 팩트체커 60여명 동참 … 괴담, 허위정보 검증해 해시태그로 공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못지않게 빠르게 퍼지고 있는 괴담과 허위정보를 막기 위해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팩트체커들이 국경을 넘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가 주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 24일 크리스티나 타르다길라(Christina Tardaguila) IFCN 부디렉터가 이메일을 통해 협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의 확산추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고 무섭게 소셜미디어로 번지고 있는 허위정보와 괴담에 대해 국제적인 연대와 협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였다. 이 제안에 전세계 팩트체커들이 빠르게 호응했고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괴담 등에 대한 검증을 시도하고 공유했다. 이를 통해 IFCN은 두 번의 결과물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했다. 30여개국에서 60명 이상의 팩트체커들이 참여해 80건 이상의 허위정보 등을 검증했다.
첫 번째 결과물은 지난 28일 공개한 내용으로 '신종 코로나'를 둘러싼 3가지 큰 범주의 허위정보에 대해 검증했다. 첫째는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내용으로 이미 수년전에 치료백신이 개발됐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대표적 팩트체크 기관인 폴리티팩트(PolitiFact)와 팩트체크닷 오르그(Fact-Check.org) 등이 이와 관련된 수십개의 게시물을 검증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과거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형과 현재 만연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에 수년전에 이미 치료백신이 개발됐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만의 팩트체크 센터에서는 중국과의 인접성 때문에 사람들의 공포가 더욱 커지면서 잘못된 치료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세트산, 스테로이드, 에탄올, 소금물 등은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괴담이나 음모론 역시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팩트체커들의 공통된 검증결과다. 박쥐스프를 먹은 사람들이 병에 걸렸다는 주장에 대해 브라질 팩트체크 기관인 아오스 파토스(Aos Fatos)가 거짓이라고 밝혔고, 바이러스 확산이 중국의 생화학 무기개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판정했다.
이밖에도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에서도 신종 코로나를 둘러싼 미확인 정보들이 난무한 것에 대해 팩트체커들이 검증해 사실과 다르다고 표시했다.
두 번째 검증결과는 30일 공개됐다. 이번에는 주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떠돌고 있는 비디오 영상 등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의 폴리티팩트는 최근 몇 주 사이에 유튜브 등에서 중국의 틱톡(TikTok)에서 추출한 영상이 확산돼 검증했지만 틱톡 영상의 경우 게시 시점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는 유튜브에 대한 접근자체가 안된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지적했다. 또 태국에서는 공항에서 떨어지는 사람의 영상이 급속도로 떠돌았는데 팩트체커의 검증결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아니라 술에 취해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리베라시옹(Liberation)의 팩트체크 전문 CheckNews에서는 '중국에서만 확진자가 9만명'이라고 주장하면서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 광범위하게 유포된 중국의 간호사 영상에 대해 검증을 시도했지만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정보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과 언어장벽 등 여러 가지 한계가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을 통해서는 무차별적으로 불확실한 정보가 퍼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음모론과 거짓정보를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행위 때문에 더욱더 사실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 팩트체커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감염자와 사망자에 대한 잘못된 통계수치 역시 음모론과 공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IFCN은 "의료기관의 공식확인이 없으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이나 사망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팩트체커들이 검증한 내용은 두 개의 해시태그(#CoronaVirusFacts와 #DatosCoronaVirus)를 통해 소셜미디어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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