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막판 변수는 | ⑤ 투표율

‘코로나19 여파’ 하락? ‘정치 중요성 인식’ 상승?

2020-04-10 12:30:25 게재

“전염 우려에 투표 기피” “코로나가 정부 역할 깨닫게 해” … 세대별 투표율에 승패 갈릴 듯

제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오전 제주시청에 마련된 이도2동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4.15 총선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난 속에서 치러지면서 투표율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투표율마저 코로나19 여파로 하락할지, 아니면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 상승할지 주목된다.

여야 핵심지지층으로 꼽히는 30 · 40대와 60세 이상 중 어느 쪽이 더 투표하는 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총선 투표율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60.6%로 비교적 높았다. 노무현 탄핵 역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승리했다. 2008년 이명박정부 초기에 실시된 18대 총선 투표율은 46.1%로 급락했다.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2012년 19대 총선 투표율은 54.2%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이 이겼다. 2016년 20대 총선 투표율은 17대 총선에 버금가는 58.0% 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신승했다.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젊은층 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엇갈렸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실시되는 21대 총선 투표율은 어떨까. 일각에서는 전염 가능성을 우려한 기권이 많을 것으로 본다. 특히 노령층과 주부층이 불특정 다수가 찾는 투표장 방문을 걱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대에서 무당층이 많은 것도 변수다. 한국갤럽 조사(3월 31일~ 4월 2일, 1002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20대 무당층은 42%로 다른 세대를 압도했다. 지지 정당이 없는만큼 투표에 참여할 동기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반면 코로나19 국면이 오히려 투표율을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코로나19 정국에서 국민은 정부 역할이 내 삶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깨닫게 됐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중앙선관위 조사(한국갤럽, 3월 23~24일, 1500명)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이 72.7%로 4년전 조사(63.9%)보다 8.8%p 높은 점도 투표율 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총선 승패는 전체 투표율보다 어느 세대가 더 많이 투표하는가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진보성향이 뚜렷한 30·40대와 보수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세대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투표하는가에 승패가 갈린다는 것. 20대 총선에서 30대(50.5%)와 40대 (54.3%)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58.0%)을 밑돌았다. 반면 60대(71.7%)와 70대(73.3%)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30·40대 유권자가 1535만명으로 60세 이상 유권자(1201만명)보다 많지만 투표율이 낮다면 투표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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