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겸직 경찰관 3년간 44% 증가
시간강사 최다, 부동산임대업도 … 용혜인 의원 “엄격히 관리해야”
겸직을 하는 경찰공무원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리 목적의 겸직을 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이해충돌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경찰공무원 겸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겸직 인원은 2020년 404명에서 지난해 549명으로 연평균 10.8%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영리 겸직은 같은 기간 21.5%, 영리 겸직은 43.8% 증가해 영리 겸직이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영리 겸직이 있는 경찰공무원은 374명이다.
교수·강사·자문·연구·강연·상담 등 교육이나 연구 분야가 241명이었다. 그중에서도 시간강사가 15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많은 겸직은 부동산임대업(27명)이다.
이들이 1년간 벌어들인 임대수입은 최저 87만5000원, 최고 1억5360만원이다. 이례적으로 높은 1명을 제외한 26명의 연평균 임대수입은 1560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태양광발전업을 겸업으로 신고한 경찰공무원도 9명 있었다. 이 분야 최고 수입은 연 6720만원이었으며 9명 전체의 평균 수입은 연 2800만원으로 비교적 높았다. 이외에도 회당 수십만원을 받는 현역 프로나 아마추어 스포츠 선수 활동(3명), 스포츠 경기 심판 활동(11명), 아파트 동대표 활동(10명) 등 생계형 부업 같은 성격의 겸직도 다수 있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대통령령)는 공무원이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대해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국가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등의 경우에는 그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또 같은 조 제1호는 ‘공무원이 상업, 공업, 금융업 또는 그 밖의 영리적인 업무를 스스로 경영해 영리를 추구함이 뚜렷한 업무’로 겸직금지 대상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임대업이나 태양광발전업, 출판업 등 대부분의 영리 겸업은 제1호의 ‘그밖의 영리적인 업무’에는 당연히 포함되겠지만 직무 능률 저하, 공무에 대한 부당한 영향 행사 등의 구성요건과 결합되면서 금지되는 영리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를 근거로 경찰공무원의 영리 겸직을 경찰청장이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허용 겸직은 철저하게 관리돼야 하지만, 경찰청의 실태조사와 조치는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겸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1년에 2회 실태조사를 통해 계속 허용 여부나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실태조사 결과 조치를 보면 겸직 취소는 한 명도 없고, 관련 규정 미준수를 이유로 한 징계 건수만 4건, 9건, 7건, 1건이었다. 겸직 경찰의 1% 정도만 관련 규범 미준수로 징계를 받는 셈이다.
용 의원은 “원칙적으로 영리 업무를 금지하고 예외적인 경우 허가받도록 한 규정에 비춰 영리 겸업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동산임대업 등 일부 겸직은 이해충돌 우려가 크고 본업에 충실하기 힘든 업종도 있어 보여 엄격한 관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박소원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