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도서관

한글·한국어의 모든 것 만날 수 있어

2024-10-10 13:00:02 게재

어린이들 위한 ‘한글놀이터’도 … ‘책 속 인물에게 쓰는 한글 손 편지’도 호응 높아

9일은 578돌 한글날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이 갖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10일까지 ‘2024 한글주간’을 연다. 한글주간을 맞아 한글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자료를 갖춘 한글도서관을 방문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법하다. 한글도서관은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내 1층에 220㎡ 규모로 자리하고 있다.

2일 한글도서관에 들어서자 한글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자료와 장서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글도서관은 한글 한국어 한국문학 사전 자료들은 물론 인문예술 시각예술 자료들까지 갖췄다.

◆옛한글책 재현한 영인본, 자유롭게 읽어 = 한글도서관은 방대한 자료에 외국인 대상 학습서, 한글 글씨체 등 다양한 분야의 한글 자료들을 모두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한글과 국어 관련 연구자,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 학생, 한글을 배우는 어린이와 그 가족, 외국인 학습자, 박물관 내부 직원 등 다양한 이용자들이 한글도서관을 이용한다.

9월 기준 총 2만9000여종의 도서와 비도서 자료들을 갖추고 있으며 1월부터 9월까지 총 3만9000여명이 방문했다.

한글도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전시 공간은 ‘옛한글책’ 공간이다. 이곳은 한글도서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한글 고서를 실제 모습 그대로 재현한 영인본이 전시돼 있다. 보통 영인본이라도 만질 수 없고 눈으로 관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공간에 마련된 영인본들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손으로 넘겨보며 읽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날 방문했을 때는 ‘정조어필한글편지첩’이 눈에 띄었다. 정조가 쓴 한글편지를 통해 정조의 한글 글씨체를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최초의 한글 사전 원고 ‘말모이’ 영인본을 만날 수 있었다. 말모이는 ‘사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1911년부터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주시경 등 국어학자들이 제작한 원고다. 이외에도 세종대왕이 지은 ‘훈민정음 해례본’과 한글로 번역된 ‘훈민정음 언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 ‘무예제보’, 최초의 한글 음식 백과서 ‘음식디미방’, 최초의 순 한글 세계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 등 한글 문헌 27종을 이용할 수 있다.

한글도서관은 옛 교과서들도 중요한 수집 대상으로 삼고 있다. 옛 교과서는 한글 창제 이후 한글의 변천사와 한글 교육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원 중 하나다. 한글도서관은 옛 교과서 영인본 472권을 소장하고 있다. ‘옛한글책’에 전시된 책들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자유롭게 손으로 만지며 읽을 수 있다. 이 중에는 대한제국 시기 교과서,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교과서, 해방 후 한국전쟁기 문교부가 주도해 발행한 교과서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말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한글 사전을 망라한 것도 장점이다. 한글학회의 ‘큰 사전’, 한글 창제 이후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우리말의 고어를 담은 ‘고어대사전’ 등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오랜 기간 한글을 연구해온 원로 학자들의 귀한 기증 자료도 소장하고 있다. 국어 문법 체계를 집대성한 최현배의 ‘우리말본’ 등이 그것이다.

한글도서관 관계자는 “한글도서관은 한글과 관련해 발간되는 거의 모든 자료들을 갖추고 있으며 여러 영인본들을 직접 만지며 읽을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면서 “원로학자들의 기증을 받을 땐 직접 방문해 꼭 필요한 책들을 찾아 소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한글놀이터’도 = 국립한글박물관에 방문한 어린이들은 한글도서관도 많이 이용한다. 어린이들을 위해 별관에 별도로 9월까지 어린이 독서 공간을 운영했다.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공동주최하는 ‘책 속 인물에게 보내는 한글 손 편지 공모전’도 한글도서관이 중심이 돼 운영하는 행사 중 하나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했다. 전국의 도서관이 협력해 진행하는 행사로 지난 10년 동안 2986개 기관에서 4만25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올해에는 전국 171개 도서관에서 4546명의 어린이가 참여했다.

수상작 27편을 31일까지 지하철 이촌역의 ‘박물관 나들길’에서 전시하고 있으며 11월부터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등 전국의 도서관에서 순회 전시된다.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올해 대상은 ‘초정리 편지’를 읽고 주인공 ‘정운이’에게 편지를 쓴 초등학교 4학년인 이윤진 어린이가 수상했다. 편지에는 “나는 한글을 재료로 깎고 다듬어 아름다운 글을 만들어 내는 작가가 될 거야”라는 포부가 담겼다.

국립한글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에겐 ‘한글놀이터’도 인기 있는 공간이다. 어린이들이 신나게 놀면서 오감을 통해 한글의 원리를 익히는 국내 유일 실감형 한글 체험 공간이다. 이날 방문한 한글놀이터에서는 영유아 시기의 어린이들이 온몸으로 놀면서 한글을 배우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신체 활동을 체험하고 상호반응형 전시도 체험할 수 있다.

한글놀이터는 세종시 박연문화관에서 11월 14일까지 순회전을 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보다 확장해 세종시에 공간을 꾸밀 계획이다.

◆한글도서관 온라인 서비스 지속 =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14일부터 1년 동안 휴관을 하며 증축공사를 진행한다. 휴관 기간에는 한글도서관을 포함해 국립한글박물관 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재개관 이후 한글박물관은 도서관 내 연구자들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해 한글을 주제로 한 학술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글도서관 누리집도 개선해 ‘내 서재’ ‘연구자 좌석 예약’ 등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한다.

휴관 기간에도 한글도서관의 온라인 서비스는 계속된다. 휴관 기간에 한글도서관 온라인 회원 가입 후 누리집에서 한글을 주제로 한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식지와 누리집을 통해 한글 관련 사서 추천 도서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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