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결은 갈등 아닌 경쟁"

2022-11-04 11:25:38 게재

인도네시아 FPCI 조사

아세안 10개국 1658명

아세안 국가들 구성원들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에 대해 '갈등'보다는 '경쟁'으로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중 전략경쟁 구도 속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을 갈등으로 보는 동북아 구성원들의 시각과는 사뭇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갈등은 위기로 비화 될 공산이 크지만 경쟁은 이보다는 훨씬 긴장감이 덜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초당파, 비정치, 독립적 외교정책기구를 표방하는 FPCI(Foreign Policy Community of Indonesia)가 지난 7월 7일부터 9월 27일까지 아세안 10개국 1658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은 결과다. FPCI는 응답자들을 공무원, 학계 및 싱크탱크, 비즈니스 커뮤니티, 시민사회, 학생으로 5가지 범주로 나눴고 이 가운데 학생들을 제외한 4개 범주를 엘리트 집단으로 분류했다.

미중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응답자(62.18%)는 이를 '경쟁'으로 보고 있으며 응답자의 24.97%만이 '갈등'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이 협력한다고 보는 응답자는 5.97%에 그쳤다.

그룹별로도 대부분 엘리트(61.46%)와 학생(62.87%)은 미중 관계를 '경쟁'으로 봤고, 엘리트의 29.12%와 학생의 21.03%는 '갈등'으로 인식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 응답자들은 미중 관계에 대한 시각이 크게 양분됐다. 이들은 갈등관계가 53.03%로 경쟁관계 42.42%로 갈등관계를 높게 인식한 반면 태국은 갈등관계 40.98%, 경쟁관계 59.02%로 나타났다.

미중 경쟁의 영향이 아세안 중심성을 훼손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응답자의 31.60%는 '아세안 중심성을 훼손한다'고 답했고, 24.63%는 '아세안 국가를 분열시킨다'고 답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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